[현장&] 의정부 제일시장 상인들의 ‘새해 소망’
“새해 소망이요? 뭐니뭐니해도 장사가 잘되는 거죠”
경기북부 최대 재래시장인 의정부 제일시장 상인들은 을미년 새해 아침을 누구보다 일찍 열었다.
1일 오전 8시께, 한낮엔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 아케이드 안 통로가 멀리까지 탁 트일 정도로 휑한 가운데서도 몇몇 상점들이 LED등을 환하게 밝히고 포장을 걷어내며 물건을 진열하느라 바빴다.
가게로 물건을 실어나르는 배달 오토바이와 트럭 소리가 아케이드안에 울려퍼지면서 활기를 더했다. 쌍용자동차 외판원은 산타복장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돌면서 상인들에게 새해인사를 건넸다.
600여 점포 중 떡집, 고깃집, 생선가게, 채소가게 등 20여 점포가 언제 영업을 시작했는지 간간이 손님이 눈에 띄었다.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입구 과일채소가게는 안쪽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물건을 꺼내 통로변에 내놓으면서 매서운 추위도 잊고 있었다.
제일시장서 30년 넘게 장사를 해오고 있다는 성진병과 A사장은 “남들이 놀 때 일하는 직업이라 온식구가 새벽 4시부터 나와 영업준비를 했다”면서 “구정 때만은 못해도 신정에도 떡국 떡을 비롯해 인절미, 찰떡 등이 많이 팔린다”며 새해에는 보다 장사가 잘되길 소망했다.
난희수산 주인 B할머니(75)는 목토시에 벙거지 모자, 두터운 옷으로 무장하고 갈치며 굴이며 매생이 등을 포장에서 풀어 진열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B할머니는 “새벽 6시부터 나와 장사준비를 했다”며 “올해는 장사가 좀더 잘돼 웃는 날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브랜드 삼겹 1.5㎏ 1만원’ 등 큼직하게 홍보문구를 내건 신가네 고깃간은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어제는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며 새해를 맞는 C사장의 표정이 밝았다.
제일시장 한복판 아케이드 밑에는 ‘의정부 구도심 상권활성화 구역사업 선정 축하’, ‘그린벨트 해제하며 신세계아울렛 조성하려는 의정부시 정책을 우리상인은 반대한다’는 상반된 두개의 플래카드가 내걸려 시장상인과 함께 새해를 열고 있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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