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재래시장서 의류점 운영 임문식씨
“어려운 시절을 생각해 나 아닌 다른 사람이 고통받는 것이 싫어 기부에 나선 겁니다.”
안성 재래시장에서 40여 년간 의류 노점상을 운영하는 임문식씨(73)는 남다른 나눔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칠순의 나이에 노점상을 운영하면서 힘들고 지칠 법도 한데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투철한 가치관만큼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열정과 패기로 가득하다.
임 씨가 이렇게 나눔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인 데는 보증금 없이 월세 5천 원의 쪽방에서 밥 한 끼도 마음 놓고 먹지 못했던 40여 년 전의 가난 때문이다.
어린시절부터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 외에는 물질적인 도움은 생각지도 못한 어려운 시절을 겪고 나니 누구보다 가난과 배고픔의 고통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그는 “어려움을 당해본 사람은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사회에서 어렵게 사는 분들 보면 옛날에 내가 겪은 생활이 생각나 무조건 ‘나눠주자!’라는 생각밖에 없지요”라고 털어놨다.
출발은 지난 1990년 안성 재래시장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면서 새벽에 쓰레기를 거둬가는 환경 미화원을 보면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 경제적 고초를 겪었던 임 씨였기에 환경 미화원들의 삶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 돕고 싶었다고.
그는 “지금은 보일러지만 40년 전만 해도 연탄을 피워 생활했는데 다들 힘들었어요. 나는 그 추운 새벽 손수레를 끌고 다 핀 연탄재를 거둬가는 미화원들이 불쌍해 옷이라도 따뜻하게 입으라고 건넸습니다”고 술회했다.
이때부터 임 씨는 의류 판매 수익금 중 30%를 떼어 15년간 매년 2회씩 여름과 겨울 2차례에 걸쳐 총 3천600여 점의 의류를 기부해오고 있다. 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한 가정은 물론 홀로 사는 노인, 사회복지시설에도 3천여 점의 의류를 기부하는 등 1년에 7천600여 벌의 의류를 나눔 운동에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임 씨의 기부 행보가 수십 년간 변함없이 이뤄지면서 지역 사회는 물론 정부에서도 기부천사로 인정받아 국무총리표창을 받는 영예도 안았다.
임 씨는 “기부는 대(代)를 물리는 일이라 여겨 큰아들에게 확답까지 얻었어요. 살아있는 동안 기부를 계속할 겁니다”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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