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무쇠난로

너를 가졌다

천지가 눈으로 소복할 때

불꽃 속에서 마주하고 서로의 눈을 바라다보았다

까맣게 윤이 나는 네 가슴 속에 묻었다 꺼내주는

재 묻은 고구마가 입 벌린 밤이

그 따뜻함을 흔들며

흐르는 시간의 상실(喪失)을 잊게 해주었다

매서운 북풍이

두 손 가득 눈을 움켜쥐더니

씨앗은 다 털리고 쓸쓸히 말라가는 빈 콩대위에

사납게 흩뿌리고 간다

비닐하우스의 지붕이며 벽을

한바탕 들었다 놓으며 심술을 부린다

그럴 때마다

그 든든한 어깨에 기대어 나는

꿈쩍도 않는다

흐르는 음악처럼

장작이 탁탁 소리를 내며 부서진다

네가 옆에 있어 행복한 시간이다

 

송소영

약력 : 55년 대전출생, 교사, 문학•선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원시인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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