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태 의정부의료원장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대화하며 함께하겠습니다”
매일 아침 의정부의료원(병원장 김왕태·52)은 환자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다짐의 목소리와 함께 백화점식 인사법으로 환우를 맞는 이색풍경이 펼쳐진다.
지난해 11월 김 원장이 취임한 뒤 의사와 간호사 등 직원들이 환자 중심의 병원으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각오에서 시작된 캠페인 현장에서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 직원 모두가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고 생활화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의 경우 환자 중심이 아닌 병원 측 중심으로 운영되기 쉽고 직원들도 민간 의료기관보다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다는 김 원장의 판단에 따른 것.
그는 “MRI·CT 등 각종 의료장비를 대학병원 수준으로 교체하고 지난해 26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병원을 리모델링하는 등 시설·장비를 개선했지만, 입원환자 2명 중 1명꼴로 의료급여환자로 경영문제에 부딪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도의료원 산하 포천·안성·이천의료원 등은 도농복합지역이라 민간병원을 대체하나 의정부의료원은 그렇지 못해 만성 적자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장례식장 운영 등 의료 외 수입부분이 열악한 것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원인으로 꼽았다.
김 원장은 연간 40~50억 원의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이 같은 현실에서 역대 원장 중 처음으로 비의료인인 본인을 원장으로 선임한 이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경영학을 전공하고서 IT 분야에서 근무하다 고양 명지병원과 인천사랑병원에서 행정부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병원 마케팅, 대외협력분야 등 병원행정 분야에서 일해 온 그의 커리어가 빛을 내야 하는 순간인 것.
“미국은 병원원장의 70% 이상이 MBA 출신으로 병원도 사람, 자본, 서비스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결합시켜 운용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김 원장의 경영 마인드다.
도로개설로 반 토막 난 장례식장시설 개선과 확충을 위해 경기도에 보상비로 받은 16억 원을 요청하고 환자 중심의 업무프로세스와 병원환자 증대 및 홍보를 위한 TF팀을 운영하는 등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출퇴근이 가능한 근거리에 자택을 두고도 병원 인근에 거취를 마련한 김 원장. 병원 반경 2㎞ 이내에 24시간 출동할 수 있어야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간단명료한 답변에서부터 그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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