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이 최근 당연직 이사 7명을 제외한 8명의 위촉직 이사에 대한 사상 첫 공개 모집을 실시했다. 신임 이사진 구성이 2월초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2년 임기의 새로운 이사진이 꾸려지면 이사장(도지사)은 상임이사인 사무총장을 이들 중 선임해 임명하게 된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6대4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재단은 9명의 사무총장(초창기 집행위원장)이 거쳐갔다. 이들 가운데 6명이 고위 공무원 출신이고, 2명이 정치인 출신이었다. 이어 지난 2013년 9대 사무총장에 전문경영인인 김영석 사무총장이 취임했다.
당시 도 산하 최연소(42세) 공공기관장이자 스포츠 전문경영인으로는 첫 영입 케이스인 김 총장은 지난 2년 재임기간 동안 재단의 10년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인적 쇄신과 경영구조 개선 등을 통한 정상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은 채 퇴임을 앞두고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취임하기 이전 도 산하 26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위(C등급)에 머물렀던 재단을 지난해는 B등급으로 이끄는 성과를 거뒀다.
26개 기관 중 등급이 상승된 곳은 단 세 곳이며, C등급 가운데 B등급으로 올라선 곳은 재단이 유일하다. 김 총장은 재단의 변화를 위해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를 복수직급제 및 다면평가방식 으로 바꾸고 임직원과의 1대1 대화를 통한 청렴서약을 체결하는 등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주문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재임 중 재단 내 모든 임대ㆍ위탁운영 자산의 계약 만료에 따른 신규 사업자 선정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 경영진단을 통한 복수감정평가를 실시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사업자 선정으로 재무 건전성 확보 및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다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월드컵 스포츠센터의 새로운 사업자 선정으로, 김 총장은 외부 전문가 및 관련 기관의 적극적 의견 수렴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개입찰 진행으로 위탁운영사를 새롭게 선정, 10년 동안 노후화된 시설과 편의시설 등을 대폭 개선해줘 스포츠 복지시설 본연의 순기능적 역할로 탈바꿈시켰다.
그 밖에도 재단의 중장기 성장발전을 위한 재무 건전성 확보와 신규 수익원 발굴 등을 통해 공익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이 같은 노력은 전국 공공기관 운영의 롤모델이 돼 중앙 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이 이어졌고, 지난해 말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의원들이 그간의 경영성과에 대한 격려와 총장 연임 필요성 발언이 나오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2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더욱이 지난해 7월 민선 6기 출범 이후 산하 기관장들에 대한 교체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김 총장이 그리려 했던 재단의 변화와 개혁도 발목이 잡히며 더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민간인 전문가로 공공기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그의 밑그림은 내달 새롭게 임명될 후임 사무총장의 몫으로 남게 됐다. 이미 임원 공모자 중에 남경필 도지사의 최측근 인사가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후임 사무총장은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지 말고 모처럼 물꼬를 튼 재단 운영의 정상화와 혁신을 지속시켜 나가고, 수원월드컵경기장이 한국축구 발전과 문화공간으로 거듭날수 있도록 해야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로 접어든 임대ㆍ위탁 업체들의 이용료를 인하해 도민과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든탑을 쌓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려도 이것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 했다. 10년 적폐가 해소되면서 불기 시작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이어지는 재단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황선학 체육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