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雪日

동짓달 깊은 밤

밤새 내린 눈

아침 세상이 온통 은빛으로 눈부시다.

머언 옛날

이렇게 눈 내리고

눈 쌓이는 겨울이면

어머니는 양식 걱정으로 더 추웠지만

우리는 발 어는 줄 모르고 신이 났었다.

털 옷 한 벌 없고

검정고무신에 솜 넣은 버선이 전부였던 시절,

그래도

깊고 깊은 따뜻한 어머니 사랑,

훈훈한 정으로 이어진 이웃이 있었다.

얼음덩이 하얗게 떠다니던

아름다운 바다,

쩌엉쩡 울며 얼어 붙던 놀이터

넓은 저수지여

눈 오는 날이면

그립다 그 시절,

가고 싶다 그 곳,

더 보고 싶다, 어머니, 아, 어머니.

 

김도희

황해도 출생.

<스토리 문학> 으로 등단.

경기여류문학회원,

수원시인협회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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