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 세끼 ‘따뜻한 밥상’… 이재민 아픔 함께 해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의정부지구협의회 18개 봉사회

지난 3일 오후 6시께 의정부 화재 피해주민 임시거소가 마련된 의정부시 용현동 306보충대.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생활관 앞 연병장 한쪽에 마련된 비닐 간이식당에 피해주민들이 한 두 사람씩 찾아들면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민들이 들고온 식기에 김 무침, 김치, 시래기 무침, 두부조림 등 반찬과 국, 갓 지은 밥을 정성껏 담아 주면서 많이 드시라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바로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의정부지구협의회 18개 봉사회 회원들의 분주한 봉사현장에서다. 지난 10일 화재 발생 첫날, 경의 초등학교 임시거소에서부터 지난달 25일 306 보충대로 옮긴 이후에도 줄곧 하루 세끼 배식을 책임지고 있다.

대부분 여성 회원들로 식사 한 끼에 6명씩 3교대로 급식을 맡고 있다. 이날 저녁 배식을 맡은 신곡 2동 봉사회 한종순씨(77)는 “화재 이후 20번 이상 임시거소에서 잃고 있다. 식사하는 사람이 처음에는 200명이 넘을 정도였으나 지금은 30~40명으로 줄어 여유가 있다”며 “주민이 빨리 정상생활을 되찾기를 빈다”고 덧붙였다.

이들과 함께하는 또 한 명의 숨은 봉사자는 밥차를 운영하는 이광수씨(적십자사 의정부지사·56). 아침 6시에 출근해 저녁 8시에 퇴근하는 이 씨는 한 번에 350인분의 밥을 짓고 500인분의 국을 끓일 수 있는 5t 밥차를 혼자 운영하는 재난현장의 숨은 일꾼이다.

이씨는 의정부화재 피해주민 임시거소에도 밥차를 몰고 와 따뜻하고 정성스런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전날 쌀을 미리 씻고 국거리를 마련하는 등 준비를 했다가 식사 때 맞춰 조리를 한다. 쌀은 기업체 기부 등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들어간 반찬 값 3~4천만 원은 적십자사 예산이란다.

세월호 피해주민을 위해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100일간 밥차를 운영한 것을 비롯해 연천, 동두천 등 북부지역 재난현장에 안가 본 곳이 없다. 이씨는 “피해주민이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화재피해주민 임시거소엔 의정부시 긴급재난 대책본부, 적십자사직원들과 함께하는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주민의 고통해소를 위해 돕고 있다.

적십자사 의정부지사 직원인 허주녕씨(31)는 “재난현장의 긴급구호활동은 저희의 의무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피해주민들의 고통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의정부 =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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