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찬 양평문화원장
“충절의 고장인 양평은 천혜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두루 갖췄습니다. 관건은 문화적 인프라를 소프트웨어와 접목시키는 것입니다.”
양평의 유서 깊은 문화재와 남한강의 수려한 경관 등 소중한 자연자산을 최고의 문화콘텐츠로 가꾸는 이가 있다. 학도병으로 한국 전쟁에 참전한 뒤 공중보건의로 양평에 정착, 벌써 반 세기를 훌쩍 넘긴 장재찬 양평문화원장(84)이 그 주인공.
지난 1963년 옥천면 보건지소장으로 이 고장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그는 청년 시절 대부분을 의사로 인술(仁術)을 실천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하게 펼쳐 왔다.
이후 군의회 의장 등 의정 활동과 각종 사회단체활동 등에 참가하면서 오래전부터 양평의 블루시장은 문화예술이라고 판단했으며, 틈틈이 지역의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정신적으로 교류하면서 이 같은 철학을 키워왔다.
장 원장은 특히, 몇 년 전부터 문화원 청사 신축을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10억대의 개인 재산을 쾌척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됐다.
지상 2층의 단아한 건축물인 문화원은 전통혼례를 치를 수 있는 공간과 한식요리를 배울 수 있는 교육실 등을 갖춰 인근에선 가장 쾌적한 건축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즈음 장 원장은 오는 28일 3·1절 기념으로 여는 양평문화오케스트라 연주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초 지차체로는 처음으로 50여 명 안팎 규모로 창단된 양평문화오케스트라가 첫 콘서트를 군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기 때문.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카메라타 서울 오케스트라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영철 지휘자가 재능을 기부해 열리는 이번 콘서트 유치를 위해 장 원장은 오랫동안 발품을 들였다.
그는 “남한강에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물소리, 그 자체가 아름답고 청아한 음악이고, 용문산의 빼어난 사계, 그 자체가 고운 그림이 아니겠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여든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스케줄이 빼곡한 수첩을 지니고 다니는 그는 ‘영원한’ 청년이다.
양평=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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