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자영업은 자영할 수 있는가?

자영업자(self-employment)라 함은 스스로를 고용시켜 사업체를 운영하는 등의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런 자영업자가 자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자영업자가 생계를 제 힘으로 이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2000년 779.5만 명에서 2014년 685.7만 명으로 감소하였다. 총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도 2000년 36.8%에서 2014년 26.8%로 하락해 왔다. 특히 2013년 들어서면서 자영업 퇴출자가 진입자를 초과하기 시작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자영업자 진입-퇴출 추계와 특징’에 따르면 2013년에는 자영업자가 66만 명이 퇴출하고 58만 명이 진입하였다.

자영업은 우리 경제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자영업자는 취업자의 약 27%를 차지한다. 자영업자가 고용하고 있는 임금근로자들까지 생각하면, 노동시장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가계부채의 약 45%가 자영업자의 부채이다. 특히, 자영업자는 임금근로자보다 많은 부채를 부담하고 있는 반면 소득은 불안정하여, 채무 상환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가계부채 정책의 중요한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기업성장주기 관리차원에서도 자영업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삼성그룹도 조그마한 쌀집에서 시작했고, 스타벅스도 동네 커피숍에서 시작하지 않았는가? 창업 후 중소기업 그리고 대기업으로 견실하게 성장해 나가면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경제에 부가가치를 유발한다.

2012년 유럽발 재정위기의 충격으로 우리 경제가 휘청했을 때 자영업의 충격은 더 컸던 모양이다. 경제충격이라는 파도가 쳤을 때 큰 배는 조금 흔들릴 수 있지만, 작은 배는 요동을 치고 가라앉기도 한다. 기업에도 적지 않는 충격이었지만, 자영업에게는 더 컸던 것이다. 직장인들의 소득이 개선되지 못하다 보니 지갑을 쉽게 열 수 없기 때문이다. 2015년까지 이어지는 내수 침체는 자영업자들이 일어서기 어려운 부담이 되고 있다. 더욱이 많은 직장인이 구조조정되거나 조기 퇴직 하면서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다시 퇴출당하고 있다. 이미 과밀화되어 있는 빵집, 치킨집, 커피숍 등 생활밀접형 자영업에 진입하였고, 경쟁에서 뒤처지고 만 것이다. 중산층의 삶을 살던 직장인들이 폐업을 경험하고 취약계층으로 전락하게 되는 우려도 발생한다. 청년층은 실패를 경험하고 도전정신을 잃을 수 있다. 40ㆍ50대는 노후준비가 막막해질 수 있다.

자영업은 도전이고 희망이다. 청년들에게는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이 되고, 중장년층에게는 제2의 삶에 대한 희망이다.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자영업자 대책의 최우선은 ‘재취업 확대’에 있어야 한다. 상당수의 자영업 진입자가 재취업 일자리가 없어서, 대안이 없어서이기 때문이다. 즉 비자발적으로 창업하는 진입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 30~40대의 조기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재취업 일자리를 확대하고, 재취업 기술ㆍ경영 교육이나 인력부족 기업과의 연결 등의 재취업환경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둘째는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의 안전망 및 임금근로자로의 전환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임금근로자로 전환을 고려하는 자영업자 현황을 파악하고 정책대상의 필요에 부합하는 취업교육 및 컨설팅을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준비된 창업’을 유도해야 한다. 성급하게 창업하게 됨에 따라 생활밀접형 자영업 업종의 과밀화ㆍ과당 경쟁으로 폐업을 겪게 되는 악순환이 초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화된 업종을 개발하고 고부가가치형 산업으로 인도해야 한다. 특히, 청년들의 경우 경영 노하우를 충분히 교육받고, 관련 산업의 현장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여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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