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창조적 혁신의 길, 세종의 한국형 리더십

“기업은 사람이다”, “기업의 크기는 리더의 그릇 크기에 달려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그릇이 얼마나 큰지, 어떻게 하면 그릇을 키울까 노력하는 리더를 만나기는 어렵다. 이는 작은 성취를 이루면 그 상자 속에 들어앉아 다른 사람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인재가 오지 않는다”,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한탄한다. 그러나 동양의 르네상스시대를 연 세종은 “어느 시대인들 절실한 마음이 있다면 인재가 없겠느냐(何代無人). 인재란 다스리는 태도에 달려있다(人材之本 在政而己).

인재를 키우고 올바로 써야 한다(養材用賢). 단점을 버리고 강점을 더 강하게 활용하라(棄短錄長)”는 강점경영으로 일을 믿고 맡기되 심열성복(心悅誠服)으로 마음을 감복시켜 모두가 일을 즐기고 열정으로 몰입하며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1993년 삼성 신경영 당시 세계 일류기업들의 모습을 돌아보며 깨달은 것은 “일류들은 일하는 방식이 일류이고 조직원들의 태도 역시 일류”라는 것이었다. 그들의 상품과 서비스는 지속적인 창조적 혁신을 통하여 차별성을 확고히 하고 있었다.

일류들의 일하는 방식은 벤치마킹을 하거나 컨설팅을 통하여 배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조직원의 태도를 바꾸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성공의 요체는 태도(attitude)이고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생각(thought)이다”라고 한다. 조직원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은 조직문화인데 그것도 창조적 혁신문화를 만드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하면 창조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고심하던 어느 날 과학기술사의 태두 전상운 선생의 한국과학사 속에서 15세기 세계과학기술강국으로 우뚝 선 세종시대를 접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20여년 세종국가경영을 연구하며 ‘우리는 창의적인 민족이며 민족의 창의력으로 꽃을 피우려면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한국형리더십이 필요하며, 세종의 리더십은 바로 한국형리더십의 원형이다’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세계해전사의 기적을 이룬 이순신 리더십과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정희 리더십에서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형리더십의 3요소는 나눔ㆍ토론ㆍ감사이다.

나눔은 이타심의 발현이다. 세종은 백성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자신의 지식과 권력과 지극정성을 나누어 스스로는 종합병동같은 병든 몸이 되어 과로사 했으나 백성들은 생생지락(生生之樂)으로 신바람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

토론은 소통과 화합의 길이다. 세종은 ‘나는 잘 모르니 의논하자’는 취임 제일성으로 1천898회의 경연을 열어 독서토론을 통한 지식경영으로 창조적 혁신의 불씨를 키워냈다. 모두가 마음을 열고 빠짐없이 참여하는 ‘다사리 토론문화’는 세종식 회의법으로 뜻과 말과 마음이 통하는 삼통(三通)으로 모두가 한마음 한뜻을 이루었다.

감사는 모든 미덕의 어머니다. 진정으로 감사하면 저절로 칭찬이 우러나온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하는 위력을 갖고 있다. 세종은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라는 감사한 마음으로 백성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백성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 감사하여 항상 칭찬하고 격려하여 신바람나게 일하게 만들었다.

긍정심리학에 의하면 긍정심리자본이 창조적 혁신문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긍정심리자본은 감사로 육성할 수 있다. 긍정심리자본은 비전을 공유하는 희망, 목표를 높이는 자신감, 실패를 뛰어넘는 회복력, 최선을 다하는 낙관주의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종은 긍정심리학의 선구자로 긍정심리자본이 넘치는 창조왕국 조선을 이룬 것이다.

행복도 꼴찌,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모습은 바로 긍정심리자본의 부족을 뜻하는 것이며 한국형리더십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창조적 혁신의 행복한 나라를 이루는 길은 바로 나부터 변하여 한국형리더십의 3요소인 나눔, 토론, 감사를 실천하여 나의 가정부터 행복하게 만들면 일터가 행복해지고 이웃이 행복해진다는 깨달음을 실천하는 것이다.

손욱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기술경영솔루션센터장

前 농심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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