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건강한 조직문화가 필요한 이유

필자가 연구원으로 대기업에 속해있을 때, 사업기획을 하는 부서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전혀 정보가 없었던 인사이동이라 적잖이 당황을 했다. 회사의 신사업을 찾아서 발굴해야 하는 부서였기에 어떻게 그룹을 이끌고 가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퇴근 후 사업기획을 어떻게 하는지 책을 찾아볼 생각이 들어 서점에 갔는데, 한 책이 눈에 띄어 구매를 했다. 눈에 들어온 책은 1인당 책값 100만 원, 1인당 연간 매출 10억 원의 신화를 쌓은 Imation Korea의 스토리인 ‘독서가 행복한 회사’였다. 현재도 이 회사는 20~30명의 인원이 연간 약 3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IMF로 어려움에 처하지만, 책 속에서 찾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이를 극복하고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다지게 된 스토리이다.

이 책 속에서 필자의 마음을 끈 것은 직원들을 위기경영으로 다잡은 것이 아니라, 자율을 더 많이 허용해주며 해결의 실마리를 그들이 직접 책 속에서 찾은 아이디어로 실현해보도록 격려하고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직원들의 마음이 서로 소통되며 공감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시사점이다.

Imation Korea가 첫 변화를 시도하려고 선택한 책은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이란 책이다. 시애틀 변두리 어시장에서 일어난 실화를 배경으로 하는데, 남편 없이 혼자 가정을 꾸리는 한 여성이 새로이 얻은 직장에서 무기력에 빠진 구성원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어시장에 들르게 되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활기찬 표정에 의문을 품게 되고, 이러한 변화를 주도했던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은 것을 자신의 조직에 적용해보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그 회사도 변신에 성공했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통해 필자는 부서 운영비로 매주 책을 구매하여 본인이 원하는 책을 선택하여 보도록 하고, 매일 출근해서 한 시간 동안은 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그룹원들이 정말 책을 보아도 되는지 의아해했고, 업무에 쫓겨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시행오차를 지나 책을 통해 다양하게 습득한 방법들을 본인들의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업무의 진척도는 크게 향상되었고 만족도 또한 높아졌다. 필자 또한, 이 시간을 통해 구성원들과 어떻게 일해야 할지를 함께 배워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무엇보다 그룹원과의 공감을 통해 일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낮과 밤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사람들에게 일터의 행복은 중요하다. 경쟁력의 근본은 구성원인 ‘인간’이다. 그 구성원을 긍정적이고 쾌활한 사고를 가지도록 환경을 바꾸어주어야 회사 또한 생명력이 있는 것이다. 시대마다 환경은 변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구성원이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감이 있어야 어려움이 와도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기에 조직의 수명 또한 길다는 것이다.

새로운 위기는 끊임없이 다가올 수밖에 없고, 그 주기 또한 가속도를 더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기업의 유지지속성이 더 큰 화두가 되는 현재시대에 우리가 처한 조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건강한 조직문화가 더 절실한 이유이다. 이를 위해 리더는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재성 인하공업전문대학 화공환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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