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세울 곳이 없다…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관광버스’

인천지역 관광지 ‘주차 북새통’ 왜?

▲ 28일 인천시 중구 인천종합어시장 인근 버스 전용 주차장에 일반 차량이 버젓이 주차해 있다.  박용준기자

28일 낮 12시께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 인천종합어시장 앞.

승용차 한 대가 어시장 입구에 들어서더니 빈자리가 많은 어시장 주차장 대신 바로 옆 ‘버스 전용 주차장, 주차금지’ 팻말 앞에 차를 멈췄다.

버스 전용 주차장에는 바닥에 선명하게 ‘버스’라고 적힌 주차구획이 11면이나 됐지만, 별도의 관리인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60~70대 노인 40여 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버스 주차장에 들어섰지만, 이미 버스 전용 주차장은 일반 승용차로 가득 찼고 20여 분간 돌아다닌 관광버스는 어시장 대로변에 이중주차하고 나서야 관광객이 내릴 수 있었다.

어시장 관계자는 “구가 주차 관리를 안하니 승용차들이 돈을 내야 하는 주차장에 차를 안대고 버스 주차장에 차를 댄다”며 “결국 버스가 불법주차하면서 주변 교통만 혼잡해지는 꼴”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께 인천 차이나타운 앞. 차이나타운 입구 갓길에는 충남 서천, 인천 부평에서 학생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 10대가 편도 3차로 중 1개 차선을 점령한 것도 모자라 버스 정류장까지 차지한 채 불법주차해 있다. 결국 시내버스는 2차로에 차를 멈춘 채 관광버스 사이로 승객을 태웠다.

관광버스 기사들은 “대형 차량은 세울 곳이 없다”며 “잘한 일은 아니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인천 주요 관광명소에 버스 정류장이 마련되지 못하면서 인천시 이미지 훼손과 함께 관광객의 원성을 사고 있다.

차이나타운, 부평지하상가, 소래포구 등은 평일에만 10~20대, 휴일에는 20~30대의 관광버스가 찾지만, 버스는 일반 차량보다 3배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주정차 장소 마련을 외면하고 있어 가뜩이나 교통체증과 불법 주정차에 시달리는 관광명소 일대 도로의 혼잡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지역 지자체가 앞다퉈 관광 활성화를 외치는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버스 전용 주차장 조성 및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차이나타운 근처에 대형 차량을 주차할만한 부지도 없는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어시장 버스 주차장은 관리인이 배치되지 않아 어시장 측과 협의해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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