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횡령 충격’ 간데없이… 오산, 낯뜨거운 SNS 충성경쟁

오산시, 공직기강 해이 ‘도마 위’
횡령 이어 대규모 출장에 과잉충성 만연

오산시에서 2년 연속 공금횡령 사건이 발생(본보 4일자 10면)한데 이어 사무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잦은 출장과 일부 공무원의 과잉충성 등으로 조직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공직기강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1일 오산시청 국장(4급), 과장(5급), 담당(6급) 등 간부급 공무원 50여 명은 경기도 체육대회 개막식이 열린 안성시로 단체 출장을 떠났다. 45인승 버스를 이용한 이들의 출장 명분은 오산시 선수단 응원 및 격려였다. 하지만 이들의 대규모 출장으로 이날 하루 오산시 행정은 사실상 마비됐다.

앞서 A국장은 봄 누리 예술축제, 도 체육대회, 두 바퀴축제 준비 등 산적한 현안을 제쳐놓고 국제합창대회에 참가하는 오산여성합창단과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7박8일간 베트남으로 국외 출장을 떠나 빈축을 샀다.

일부 과장들도 선진지 견학, 교육, 행사 참가 등을 위해 수시로 자리를 비우고 있다. A과장의 4월 출장내역서를 확인한 결과 총 7차례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관내 출장이 6차례로 평균 3시간씩 총 19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다.

이런 가운데 일부 간부 공무원의 과잉충성이 근무의욕 상실과 직원 간의 반목 및 질시 등으로 이어져 공직기강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B과장과 C과장은 SNS를 통해 지나칠 정도로 과의 성과를 홍보하는가 하면, 시장과 시의원 등이 SNS 올린 글에 대해 칭찬 일색의 호의적인 댓글을 경쟁적으로 달아 도를 넘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사무관 승진 대상자인 6급 직원 일부도 칭찬 일색의 댓글 달기를 따라하고 있어 과잉충성이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해왔지만, 요즘처럼 공직자로서의 정체성 혼돈을 겪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고위관계자는 “사적인 부분이야 어쩔 수 없지만, 일탈 행위를 하는 직원은 과감히 걸러내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예우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산=강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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