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봄철, 농기계 안전사고 예방할 수 있다

어느새 완연한 봄이다. 진달래며 개나리가 앞다퉈 피며 세상을 화려하게 밝히더니 이제는 영산홍과 철쭉꽃이 한창이다. 지역마다 열리는 다양한 봄꽃 잔치 행사장에는 봄꽃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답게 생동감이 넘치는 참 좋은 계절이다.

봄이 오면 농촌에서는 본격적인 농사준비로 분주해진다. 요즈음의 농작업은 기계화 덕분에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간혹 안전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봄철에는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풀리면서 지반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논밭에서 농기계에 의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농촌진흥청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농기계 사고는 벼 이앙기인 4∼6월과 추수기인 10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대로는 주로 오후 4시∼8시로 이는 농번기인 봄, 가을철 중 농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도중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촌의 농기계 운전자의 연령은 70세 이상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며 농기계 교통사고의 전국 평균 건당 사망률은 10.7%로 일반 교통사고보다 7배가 높은 실정이다. 주요 농기계로는 경운기, 트랙터 등이며 사고원인은 운전 부주의, 안전수칙 불이행, 정비불량 등으로 안전 불감증 및 관리 미흡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항상 사후약방문격으로 ‘안전’이라는 구호를 외치곤 하지만 이도 잠시뿐이다. ‘안전’은 모든 산업 현장에서 가장 많이 강조되는 구호이며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으로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농민들은 농업현장에서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농촌이 가족 중심의 소규모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근로자라고 생각지 않으며 농기계 안전사고에 대한 개념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관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농기계가 도로에 나왔을 때 어떻게 주행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또한, 트랙터를 운전할 때 무거운 짐을 로더에 실어 이동하는 농민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조선말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삼농정책 『편농(便農), 후농(厚農), 상농(上農) 』에 의하면 편농(便農)은 공업에 비하여 농사짓기가 불편하고 고통스러우니 정부는 경지정리, 기계화를 통하여 농사를 편히 지을 수 있도록 하며 고되지 않게 해야 소득증대를 위해 좀 더 많은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렇듯 농기계 사용은 농사일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지만 활용방법을 잘 익히지 못하였을 때 농기계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농기계를 안전하게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이에 관한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다양한 농기계 교육을 수요자의 수준별 맞춤형 교육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운기, 관리기, 트랙터, 이앙기 등 여러 종류의 농기계를 교육하고 올바른 사용법 및 운영에 필요한 지식과 응급조치 요령까지 교육함으로써 영농에 종사하는 농민의 안전을 지켜 주고 있다.

또한, 농업을 준비하는 귀농인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사전교육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농기계 교육을 꼭 이수하여 농기계에 의한 사고를 없앰으로써 농번기 봄꽃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행복하고 따뜻한 농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미용 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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