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리스트의 행보는 인생의 행보와 닮아있다. 쉴 새 없이 달려야 하고 수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잠시 쉬기도 하면서 의지를 다진다. 그리고 다시 끝을 향해 달린다. 꿈을 향해 달린다. 영화 ‘뚜르 드 프랑스:기적의 레이스’가 그리는 여정이다.
2013년 개봉된 영화 ‘뚜르 드 프랑스’는 가족과 직장을 모두 잃은 프랑수아가 자신의 어릴 적 꿈이었던 사이클리스트가 되기 위해 ‘뚜르 드 프랑스’에 참가해 자신과의 레이스를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배경이 된 ‘뚜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는 매년 7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사이클 대회다.
전 세계 사이클리스트의 꿈의 무대로 올해로 102번째 열리게 된다. 매일 한 개의 스테이지씩 총 21개의 스테이지를 3주 동안 주행해야 하는 장기 레이스인데다가 악명 높은 난코스로 알려져 사이클리스트들 사이에선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지옥의 레이스로 유명하다.
프랑스에 ‘뚜르 드 프랑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뚜르 드 디엠지(Tour de DMZ)’가 있다. 뚜르 드 DMZ는 끊어진 한반도의 허리, 비무장지대( DMZ)를 자전거로 달리는 행사다.
분단의 현장에서 페달을 밟으며 통일 의지를 다지는 퍼레이드로 지난 30일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2천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2015 뚜르 드 DMZ 평화누리길 자전거 퍼레이드’는 경기도와 강원도, 행정자치부가 주최하고 경기일보ㆍ경기관광공사 등이 주관했다.
올해 행사는 경기도 연천 공설운동장을 출발해 신탄리역을 거쳐 강원도 철원군의 백마고지역, 월정리역, 노동당사를 돌아오는 61㎞구간에서 펼쳐졌다. 그동안 경기도 민통선 일대에서만 열리다가 올해는 경기ㆍ강원 두 광역자치단체가 함께 했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번갈아가면서 매년 뚜르 드 DMZ를 개최하기로 협약했다. 또한 접경지역의 자연·역사·문화·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동서횡단 자전거 구간(연장 550㎞)을 개발해 해외 선수와 동호인들이 참여하는 국제대회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올해 뚜르 드 DMZ는 DMZ를 공유하고 있는 경기도와 강원도 두 지자체가 공동 개최한 것만으로도 뜻이 깊다. 이 행사가 DMZ 접경지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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