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국내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감염자가 30명으로 늘고, 3차 감염자와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메르스 최대 잠복기가 2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최초 감염자가 격리된 이후 2주가 되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다. 메르스의 발원지인 중동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 환자가 발생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진 것은 방역당국의 책임이 크다. 전파력이 높지 않다고 오판했고,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등 허술한 방역체계가 그대로 노출됐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격리대상자를 확대하고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우려했던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메르스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 중대 사안인 만큼 더는 허점을 드러내며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초기 방역에 실패한 보건 당국의 책임 문제는 차후에 묻더라도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쳐 메르스 확산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우리 인천은 공항과 항만 등 외부인들의 출입이 잦은 지역적 특성상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현재 경기도 평택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1명이 인천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격리됐다.
또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은 2명도 인천의 모 의료기관에 격리돼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중 1명은 인천시민이 아닌 타 지역 주민이고, 다른 1명은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으로 아직까지 인천에서 감염된 메르스 환자는 없는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3차 감염자까지 발생되고, 사태의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인천이 언제까지나 안전지대가 될 수는 없다.
인천시도 메르스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24시간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10개 군구 보건소도 24시간 운영 중이다. 인천시는 환자 발생에 대비해 인천시립병원 격리병상 25개와 4개 민간 의료기관에 48병상을 마련했다. 메르스 환자가 추가로 다수 발생하면 지정병원 격리병상 운영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인천국제공항 등 관련 항공사의 협조를 얻어 중동을 방문한 내국인 가운데 인천지역에 머물고 있는 시민 10명에 대해 직접 방문과 전화로 메르스 감염에 따른 증상 등 상담을 진행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천시는 확진 환자 접촉자와 중동지역 입국자를 지속적으로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감염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진압이다. 인천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질병관리 방역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신속한 대응체계와 질병에 적합한 방역 관리, 정확한 역학조사로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한편, 메르스 확산은 국가 이미지 손상은 물론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항공과 여행업계는 물론 건설업계와 식음료 업계 등 내수 경기가 큰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중국인 관광객 300명이 여행을 취소하는 등 중국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인천시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는 메르스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다.
인천시의회도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질병관리, 방역체계 감독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도 근거 없는 괴담에 흔들리지 말고 예방수칙을 숙지하는 등 침착하게 메르스 위기 극복에 동참해주길 당부 드린다.
노경수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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