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마네킹1

배알 없는 내 육신은 헛개비에요

쉬지 않고 쏘아대는 어둠부스러기만 먹고 살아

외로운 한기 들어요

바라 볼 수밖에 없어 그리움 붙잡고

견뎌 온 속이 헛헛하네요

가슴 열고

두 팔 벌리면 다 가질거라 생각했죠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나를 구경하네요

헛물 켠 외가슴으론 너에게 달려갈 수 없어

이젠 나를 찾고 싶어요

앞만 보고 한사코 기다려 온 시간이었어요

옆구리도 둘러보고

무릎 꿇어 내려다도 볼래요

목이 말라요

스스로 염해버린 피울음 꺼내어

봄볕에 태워버릴래요

김자은

전남 장성 출생. ‘월간문학’(수필)ㆍ‘펜문학’(시)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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