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포 메르스 첫 확진환자의 딸, ‘아빠와 가족의 행적·이동경로’ 공개

군포시민들은 메르스 확진자의 더욱 자세한 이동경로와 주거지를 발표하라며 시청홈페이지에 항의성 댓글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확진환자의 큰딸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가족들의 행적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확진환자의 둘째딸이 현재 제주도에서 시설격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큰 딸이 올린 글은 용기있는 행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포시 보건소는 지난 8일 군포시 당동 지역거주 남성1명(55)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로 확인됐으며 현재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격리중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시민들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발표해 달라고 항의성 댓글을 올리고 있다.

이에 확진 환자의 큰 딸이 “다른 분들의 가족들은 부디 이런 일을 당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한 포털 사이트 카페에 자신이 사는 지역과 확진환자인 아빠와 가족들의 근황과 이동경로를 자세히 설명했다.

이 편지에는 “저는 딸이고 여러분들이 답답해 하시는 것 같아서 따로 쓸 곳이 없고 예전에 가입해둔 카페가 생각나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저는 군포2동에 살고 아빠와 동생은 자전거로 당정역까지 움직이고 1호선을 타고 2호선으로 갈아타서 출퇴근을 하고 있고 저는 자차로 움직이고 있다”며 “엄마는 아프셔서 요양병원에 계시다가 보건소 차로 집으로 왔고, 아빠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움직이셨다”고 전달했다. 또 “엄마가 아프셔서 응급실(삼성서울병원)에 갔던 게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상상도 못해 힘들다”며 “자꾸 안 좋은 일만 생겨서…”라고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했다.

끝으로 그녀는 “아무튼 가족들은 검사결과 전부 음성이고 아빠만 양성이셔서 병원에 계시고 가족들은 격리되어 있다”며 “여기 계신 분들(군포)의 가족들은 부디 이런 일을 당하지 않기를”이라며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당부했다.

이에 보건소 관계자는 “개인의 신상을 위해 정보공개를 어느 정도 생략했는데 용기를 가지고 이런 글을 올린 것에 대해 미안하면서도 고맙다”며 “영문도 모른 채 고통을 받게 된 선량한 우리 이웃이란 점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포=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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