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대학의 미래와 평생학습 사회

저출산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인구 감소는 사회 시스템 전반에 충격을 주고, 무엇보다 청소년을 가르치는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한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23년까지 대학의 정원을 대폭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계획은 대학의 구조개혁 평가 결과에 따라 정원을 차등 감축하고, 일부 부실 대학은 폐교까지 불사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교육부의 강력한 의지가 계속되는 한 우리나라 대다수 대학은 건학이념이나 교육목적을 추구하는 본연의 활동보다 평가를 대비한 교육활동, 평가를 위한 연구와 봉사 활동에 초점을 맞춰 좋은 결과와 점수를 얻기 위해 구성원을 독려하게 될 것이다.

대학의 구조개혁을 위한 교육부의 계획은 학령인구 대비 대학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미리 예방한다는 점에서는 일견 호소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획일적이고 단기적인 평가 결과를 중심으로 대학의 정원 조정이나 존폐를 결정하고자 하는 교육부의 방침은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1909~2005)는 “현대사회는 지식의 세기가 될 것이며, 사람들은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전문가들 역시 앞으로 사람들이 배우지 않고 사회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기 힘든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다가올 사회를 평생학습사회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에 더하여 사람들의 기대수명 연장에 따라 미래사회는 교육과 직업 선택에서 본격적인 ‘+2’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교육과 직업 선택에서 ‘+2’란 미래사회에서 사람들은 대학을 한 번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이상 다니게 될 것이며, 직장도 한 곳을 일정하게 다니면서 정년하고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정년 이후에도 계속 일자리를 찾으며 평생 둘 이상의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살면서 직업을 두 번 이상 바꿔야 한다면 처음 대학 4년 동안 그것을 예상하고 미리 다 배울 수는 없다. 대학은 최초의 대학생이나 성인학습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두 번, 세 번 공부하고 학습하는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해주어야 할 것이다.

드러커를 위시해 많은 사람들의 지적처럼 미래 사회가 평생학습사회이고, 사람들이 장수하는 시대가 된다면 우리 사회에서 대학은 사회의 다른 어떤 기관보다 이러한 과업을 수행하기에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장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대학의 학령인구 감소를 단지 당해 연도 고교 졸업생 숫자와 대학의 입학 정원을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고교 졸업생 숫자에 따라 대학의 위기를 논하는 성급함을 버려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평생 학습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 대학은 그 해 고교 졸업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인구 가운데 10대에서 80대 이상 모두가 잠재적 대학 입학과 교육 대상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청소년과 성인 학습자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효과적인 사람,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대학의 체제 개편 및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시행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고대혁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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