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오히려 키우는 안양 ‘원어민 화상영어교육’

市, 3학년 이하 저학년은 제외 학부모들 “전 학년 확대해야”

안양시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추진 중인 초등생 ‘원어민 화상영어교육’ 사업에서 영어가 정규 과정인 3학년을 포함한 저학년(1~2학년)학생들이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미 편성된 예산이 교육 참여자 저조로 반납될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자 제외된 학생들의 학부모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시와 안양과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시는 올해 관내 초등학교 학생들이 원어민과 함께 영어 학습을 받을 수 있도록 5억원의 예산을 편성, 지난 4월부터 올해 말까지 관내 4~6학년 초등학생(2천700여명)을 대상으로 ‘원어민 화상영어교육’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화상교육 전문사이트 홈페이지에 접속, 월 3만3천원(기초생활수급가정 전액지원)의 비용을 내면 주 2~3회에 걸쳐 주당 90분씩 원어민 회화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영어가 정규과정에 속해 있는 3학년 학생 학부모들을 비롯해 저학년 학부모들은 교육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예산까지 풍족한 상황에서 교육 대상자에서 제외된 것은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1~2학년의 경우도 실질적으로 방과 후 영어 학습을 위한 사교육 현장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이같은 교육을 전학년으로 확대ㆍ진행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 L씨(40ㆍ여)는 “예산도 남아도는데 영어가 정규 과정에 속하는 일부 학년들을 제외한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며 “영어 교육이 중요한 만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오히려 사교육 비용만 더 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저학년을 포함해 사업을 추진할 경우 선행학습을 조장한다는 우려가 있어 교육 관계기관 등을 통해 자문을 얻은 뒤 부득이하게 일부 학년을 제외시켰다”며 “오는 9월 해당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내년부터는 3학년을 교육 대상자로 선정할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양=한상근ㆍ양휘모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