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여성환자 ‘병실 성폭행’ 충격

교통사고 입원 인면수심 男 여자 후배 병실 한밤 침입 수면제 저항불능 틈타 범행

병원측 수사 전까지 ‘깜깜’ 야간 병실·환자관리 ‘구멍’

인천시 남구 A병원의 입원병동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본보 23일 자 7면)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충격을 주는 가운데 병원의 입원환자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24일 A병원과 인천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A씨(26)와 B씨(21·여) 등 3명이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 측은 A씨는 10층, 여성인 B씨 등 2명은 9층 병동 5인실을 각각 배정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자정께 A씨가 9층 병실에 몰래 들어가 B씨를 성폭행한 사실이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조사결과 A씨가 밤늦게 자신의 병실을 몰래 빠져나간 뒤 9층 병동으로 이동한 것은 물론, 여성 병실까지 몰래 들어갔는데도 당직 간호사 등 의료진은 전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병동 곳곳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상시 모니터링하는 관계자가 없는 탓에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특히 B씨에 대한 병원 측의 환자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B씨는 처음 겪는 교통사고로 트라우마가 생겨 잠을 못 이루자 담당의사로부터 수면 유도제를 처방받아 사실상 의식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이 수시로 회진을 돌며 환자 상태를 살펴보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지만, B씨는 병원 측의 관리 부실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성폭행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더구나 병원 측은 범행이 일어난 다음 날 B씨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까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9층에는 20개의 병실에 6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지만, 이를 관리하는 간호사는 고작 2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야간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턱없이 부족해 그만큼 충분한 회진을 돌지 못했고, 결국 환자 관리 부실로 이어진 것”이라며 “특히 수면 유도제를 복용한 환자는 의식이 없는 만큼 철저히 관리했어야 한다. 이는 작은 소형 병원에서조차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병실에 간호사가 상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일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야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B씨의 병실이 간호사실에서 잘 보이지 않아 (A씨가) 침입하는 것을 몰랐을 뿐, 환자 관리 부실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최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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