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꽃 떨어져야 산천 푸르러 지는가
땅 끝 작은 섬,
한 서린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이춘상은 죽지 않았다
1942년 6월 20일
원생들을 노예로 부려먹던
제4대 수호원장의 오른쪽 가슴에 칼을 꽂은 것은
‘비참한 생활 공개하여 시정을 바라는 의분에서다’
그 뜻 아무리 의로운들
어느 누가 늑대 우글대는 곳에서
국가 잃고 아버지 일찍 잃은
심히 일그러진 삶에 찬동하여 손해보려하겠는가
꽃다운 27세,
하늘과 땅에 부끄럽지 않는
진정한 시정(是正)
죽어서도 이루어지길 기다리며
두 눈 시퍼렇게 뜬 채 지켜보고 있구나.
강명숙
한국시학 등단, ㈔한민족평화
통일촉진문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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