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소록도

소록도

 

꽃 떨어져야 산천 푸르러 지는가

땅 끝 작은 섬,

한 서린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이춘상은 죽지 않았다

1942년 6월 20일

원생들을 노예로 부려먹던

제4대 수호원장의 오른쪽 가슴에 칼을 꽂은 것은

‘비참한 생활 공개하여 시정을 바라는 의분에서다’

그 뜻 아무리 의로운들

어느 누가 늑대 우글대는 곳에서

국가 잃고 아버지 일찍 잃은

심히 일그러진 삶에 찬동하여 손해보려하겠는가

꽃다운 27세,

하늘과 땅에 부끄럽지 않는

진정한 시정(是正)

죽어서도 이루어지길 기다리며

두 눈 시퍼렇게 뜬 채 지켜보고 있구나.

 

▲ 한국시학 등단, ㈔한민족평화통일촉진문인협회 사무국장

강명숙

한국시학 등단, ㈔한민족평화

통일촉진문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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