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침체라는 말이 낯설지가 않다.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오래 들어서일까? 소비가 살아나는 것 같더니 2014년에는 세월호 충격이 소비를 잠재웠다. 다시 회복될 것 같던 소비는 메르스 여파로 기지개도 못 펴보고 움츠리고 말았다.
소비침체는 숫자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민간소비 증감률은 2010년 1분기에 6.8%에서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지속하여 2015년 1분기 1.5% 기록하고 있다. 소매판매액 증감률은 2011년 1분기 10.5%에서 하락세를 지속하여 2015년 1분기 -0.2%로 최저수준을 기록 중이다.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도 줄어들면서 2015년 1분기 0.8%p를 기록하였다. 소비둔화가 경제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가뭄에도 콩이 난다. 쥐구멍에도 볕이 난다. 악당이 몰려와도 어벤져스가 나타난다. 꼴찌팀에게도 구원투수와 홈런타자가 있다. 가망이 없어 보이지만 희망이 보일 때가 있다. 길고 긴 소비침체에도 온라인쇼핑이 급증하고 있다. 긴 가뭄 끝에 단비가 오기 마련이다.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역전을 시켜줄 온라인쇼핑이 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0년 1분기 5.9조원에서 2015년 1분기 12.4조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총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1분기 8.2%에서 2015년 1분기 14.2%로 급등해 왔다. 소매판매액이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도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감률은 2015년 1분기 현재 18.0%로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뭄에 단비요, 밀리고 있는 경기의 구원투수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온라인쇼핑의 부상과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산업이 부상하면서 약 84조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약 126만명의 취업 유발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쇼핑이 확산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사업자 측면에서 보면,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시공간 등 고정비용을 절감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경영이 가능하고, 고객과 기업간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므로 고객정보를 획득하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
지역별 영업거점이 필요 없으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소비자 측면에서도 다양한 장점이 있다.
상품구매 의사결정과정에서 해당 상품에 대한 다양한 판매자들의 가격정보는 물론 유사상품에 대한 정보까지도 쉽게 확보할 수 있어 판매자와 소비자간의 정보격차가 완화되고, 구매의사결정이 효율화될 수 있다. 정보탐색 비용이나 교통비용이 축소되고, 상품구매 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거래의 효율화가 가능하다.
온라인쇼핑이 소비침체의 구원투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첫째, 온라인 상거래를 촉진하는 무선인터넷 환경 구축, 결제 및 택배시스템과 같은 온라인 거래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온라인화가 취약한 중소업체, 지역별 자영업자 또는 전통시장도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거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둘째, 온라인쇼핑산업 성장의 핵심인 거래환경의 신뢰도를 구축하기 위해 거래안정성을 확보하고 분쟁해결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 소매 활성화를 위해서는 A/S 불안감, 반품·교환 등에 대한 우려, 사기·허위 광고 및 제품결함 등의 불신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 셋째,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인 신흥국 온라인쇼핑 시장으로 산업의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온라인쇼핑이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쇼핑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쇼핑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의 사업기회를 파악하고, 어플리케이션, 온라인쇼핑몰, 온라인결제시스템 등의 기술기반 기업들이 온라인쇼핑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온라인쇼핑 중 휴대폰 이용 비중이 급등하고 있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핀테크 등의 관련 제도를 마련·보완해야 한다. 모바일 쇼핑의 기반기술이 될 수 있는 핀테크가 국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규제완화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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