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상예보에는 ‘사상 최초’라는 표현이 잦다. 90년만의 폭설, 40년만의 가뭄, 사상 최고의 폭염처럼 이제는 기존의 기상 데이터가 추세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금년 여름은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작렬하고 있지만 곧 처서(處暑)가 지나면 다시 1일 4계(季)라 할 만큼 일교차가 심해질 것이다.
이렇게 기상의 변화는 인간의 힘으로 통제에 한계가 있어 미리 대비해 두지 않으면 재난과 재해가 되어 국가 사회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큰 비용으로 부메랑이 되고 결국 후회만 남는다. 그러나 기상 변화를 미리 알고 대비하면 인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고, 그 변화에 따라 사고와 생활습관을 맞추면 건강관리는 물론 마케팅의 기회가 된다.
스마트폰 앱 등 정보기술의 발달은 기후 마케팅에 좋은 기회이다. 당장 폭염은 건강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만, 해수욕장은 물론 가전제품, 식품 및 빙과류 유통 업계는 기상정보를 활용한 재고관리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또한 농축산물의 경우에도 햇빛은 당도에 영향을 주지만 주야간 온도차가 크면 소출이 줄어드는 품목도 많다. 젖소의 우유 생산량이 줄고 상대적으로 더위에 약한 닭은 집단 폐사하기도 하기 때문에 관리에 그만큼의 비용이 수반된다. 또한 변화무쌍한 기상으로 축제 등 큰 행사가 연기 또는 취소되면 주최측은 물론 관련 참가자들의 예산에 큰 타격을 준다.
등산과 스포츠 등 야외활동에서 날씨는 곧 비용이다. 이럴 때 변덕스런 날씨에 대비한 휴대용 우산,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등 환경변화에 대비한 상품은 자리를 잡게 된다.
특히 최근 빈발하는 냉해와 동해, 채소값의 폭등과 폭락도 날씨 마케팅의 주요 대상이 될 것이다. 결국 정확도를 높인 날씨 스마트 정보통신기술은 지금보다 큰돈이 될 것이며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최근 40℃에 근접하는 한낮의 더위는 이미 아열대성 기후변화를 말해주고 있다.
대구사과가 충북과 DMZ 부근에서 재배되고, 제주 한라봉은 충북까지 올라왔으며 제주 인근에서 잡히던 옥돔이 남해까지 상륙했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 0.74℃ 상승하였으나 우리는 두 배가 넘는 1.8℃가 상승한 까닭이다.
이제는 토양 유기물 분해촉진에 따른 토양관리법, 우리와 같은 기후대의 사람들의 입맛을 고려한 과일과 농업에 대한 연구를 서둘러야 경제적인 농업이 된다. 이미 물값이 기름값을 앞지른 터에 가뭄이 들면 물장사가 되는 건 당연하다. 가뭄이 들면 단지 농산물값이 오르게 되지만 기온이 변하면 식물의 서식지가 달라져 인간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가 많이 오면 저수지에 물을 가두고 날씨가 무더울 때는 나무를 심어 다가올 재해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개인적인 사업이며 국가적인 사업이다. 가뭄대책으로 물길지도를 만들고 관정을 뚫는다는 대책은 20여년부터 나왔으나 금년에도 한해 극복에 애를 먹은 걸 보면 우선순위는 늘 바뀌는 게 삶인 것 같다.
금년에는 장기간의 가뭄과 고온이 계속되면서 벌과 나비는 물론 파리와 모기, 나방 등 많은 곤충이 사라졌지만 이들 곤충이 없어지면 개구리와 들새, 뱀 등 생태계의 사슬이 위협받는다.
이른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맞고 있지만 분위기는 그다지 반응이 없는 편이다. “적자생존(適者生存),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고 환경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 남는다”라고 찰즈 다윈은 말한다.
꿀벌과 꽃의 관계는 자연의 일부현상이 아니다. 꿀벌이 없어지면 우리의 식단을 염려해야 하는 것이 사람의 지혜다. 날씨가 더워지면 대개는 사람의 판단이 단순해지고 행동의 반응은 느리게 나타난다.
지금 우리에겐 변화를 읽고 감지하는 혜안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기후문제는 범 지구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피해는 우리 각 개인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일터에서 자리 변화에만 집중하지 말고 주변의 환경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사업도 장사도 되는 때이다.
명정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