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경제는 상반기부터 이어오던 침체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사태가 사실상 종식되었지만 여전히 외국인관광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인한 내수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체감경기 역시 엔화 약세와 글로벌 경제둔화가 계속되면서 하반기에도 수출부진이 이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거기에 중국이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함으로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그리스 사태와 EU의 금융불안에서 촉발된 우리나라 해외자본의 이탈은,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당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중국 위안하 평가 절하는 중국 경기를 부양하는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중국 제품과 한국 제품이 보완 관계였다면 요즘은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상당히 올라 우리 제품과 경합 관계에 있기 때문이고, 모바일 중저가폰,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향후 상품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샤오미, 화웨이의 급성장은 우리나라 전자, IT업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처음엔 짝퉁과 모방 전략으로 출발한 샤오미는 창조적 혁신을 통해 저가 스마트폰이란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그리하여 샤오미는 지난 5년간 기업가치가 180배 치솟았고, 창업 4년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중국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 입장에선 후발주자가 아닌 강력한 경쟁자로서 당당하게 중국 기업들이 발돋움한 것이다.
중국기업들이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가는 동안 우리는 기업의 체질개선과 경제의 구조개혁을 온전히 잘 진행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지난해초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제대로 수행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할 것이고, 대내외 악재에 주춤하는 사이에 우리가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서 경쟁력 상실로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면한 문제를 꼼꼼히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녹록치 않으며, 경제 회복을 하더라도 폭발적인 성장세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국책 연구기관들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 속도는 저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이런 여건 속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동안 성취한 고성장의 기억을 접어두고 저성장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기업뿐 아니라 제도나 관행, 의식과 문화, 정치와 정책 어느 분야에서나 새로운 기준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을 최대한 가동하여 이 경제난국을 극복하여야 한다.
그동안 대외 불확실성으로 위축된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규제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 경제심리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업 중심의 수출구조로 대외 악재에 취약한 우리나라로선 기업들의 위축된 기업가정신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규제개혁은 필수조건이다.
또한 그동안 정부가 통상정책의 주요 목표로 정주한 FTA 제도의 적극 활용이 필요하다.
지난 봄 긴 가뭄과 여름의 무력한 더위가 지나 이제 새로운 계절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지난 겨울 이후로 지난한 한파를 여전히 견디고 있다. 2015년 하반기 각각의 경제주체들의 과감한 혁신과 도전, 창의적인 정신을 발휘하여 내년초에는 우리 경제에 땅에 따스한 봄기운이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정병일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