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나무에 전선 묶고 등 설치… 동물도 방해” 市 “등산객 민원에 불가피… 점등시간 탄력적 운영”
오산시가 야간 등산객의 안전과 편리를 위해 필봉산 등산로에 보안등을 설치하고 이 과정에서 별도의 지지대 없이 전선을 나무에 묶어 생태계 파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시와 등산객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 20일부터 신장동 필봉산 등산로에 보안등 설치작업에 들어가 오는 17일 완료한 후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보안등은 5천여만원을 들여 필봉산 등산로 입구인 은계배수지∼정상까지 2㎞구간에 총 31개가 설치된다.
하지만 시는 보안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을 별도의 지지대를 세우지 않고 등산로 옆 나무에 전선을 묶는 방식으로 설치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자 지역 환경단체는 필봉산 생태계가 교란될 우려가 크다며 이같은 보안등 설치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오산환경운동연합 박혜정 사무국장은 “필봉산에는 다람쥐를 비롯해 하늘소 등 다양한 곤충들이 서식하고 활동시간대도 밤과 낮에 따라 각각 다르다”며 “시민의 안전만을 위해 2㎞의 짧은 구간에 31개의 보안등을 설치한 것은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고 비난했다.
등산객 P씨도 “안전을 위해 보안등을 설치하려면 최소한 친환경적으로 제대로 설치해야지 전선을 나무에 묶어 설치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안일한 시 행정이 등산객도, 자연도 모두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야간에 등산하는 시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돼 보안등을 설치했다”며 “보안등 점등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자연생태계에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산=강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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