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빌라 주민들, 외벽 균열 등 피해호소… 수용 요구 市 “현실적으로 어렵다”… 반년 넘게 흉물 공사장 방치
안양 박달동 삼봉마을 도로확장 공사가 인근 주민들이 공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나서며 제대로 된 ‘첫삽’도 뜨지 못한 채 반년이 넘게 표류하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만안구 박달동 일원(10만7천704㎡)부지로 국군정보사령부가 이전됨에 따라 시는 국방부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지난해 11월부터 도로확장 공사를 위해 도로로 편입된 기존 W빌라 12개동에 대한 철거 공사를 진행했다.
이번 도로확장 공사는 삼봉마을 도로 410m 구간을 기존 폭 10m에서 20m로 확장하는 공사로 내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기존 빌라 철거 공사를 진행했지만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공사 현장 인근 S빌라(82가구) 주민들이 공사로 인한 분진, 소음 등 피해를 호소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반발에 나서며 지난해 12월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들은 공사 진동으로 노후화된 건물의 균열로 인한 붕괴 우려를 주장, 자신들의 빌라 역시 수용해야 한다며 요구하고 나서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해당 빌라의 경우 공사현장으로부터 이격거리도 보장돼 있고 세대 수도 많아 수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대신 공사로 인한 피해발생 시 건물 외벽 도색 및 배수관 정비 등 적절한 보상을 제시했지만 양 측의 의견은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시가 진행할 예정이었던 내부 안전진단 역시 S빌라 측이 합법적으로 재산권을 말살시키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나서 무산된 상황이다.
S빌라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공사로 인한 외벽 균열 등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라며 “빌라촌이 폐허가 되는 만큼 수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는 L빌라 1개동만을 남긴 채 대부분 철거가 완료됐지만 철거 당시 발생한 내부 폐기물들이 그대로 방치된 채 반출이 안되고 있는 것은 물론 공사 가림막 곳곳이 훼손돼 공사 현장 일대가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들이 주장하는 수용 문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주민들과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하루빨리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국군정보사령부는 지난해 12월 안양 박달동으로 이전을 계획했지만 서초동 부지 매각 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이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양=한상근ㆍ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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