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관 파열’ 사고 시흥시...공무원 ‘공직기강’ 해이 심각

늑장 보고에 출장 간 간부는 연락 두절… 시민들 큰 불편

시흥시 신천동 상수도관 교체공사 중 상수관 파열로 1만5천여 세대가 4시간 동안 고통을 겪고 시장이 사과문까지 발표했던 어처구니 없는 사고(본보 7월16일자 6면)와 관련, 신고를 받은 공무원은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고 담당 간부는 출장 중 사적인 업무를 보는가 하면 수습 과정에서 연락이 두절됐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공직기강 해이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지난 7월14일 오후 3시께 신천동 구도심 지역에서 낡은 상수관 교체작업을 벌이던 시공업체측이 주 상수관을 파열시켜 1만5천여 세대에 수돗물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업체측은 곧바로 시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자체적인 보수 공사를 벌였으나 복구가 되지 않자 시는 사고 발생 2시간 30여분이 지난 오후 5시30분께 단수를 단행했다. 이후 복구 공사는 계속 진행됐고 수돗물 공급은 밤 9시30분께 재개됐다. 결국 주민들은 4시간 가량 영문도 모른 채 당직실에 원인을 확인하느랴 곤혹을 치렀다.

이런 가운데 뒤늦게 공무원들의 안일한 행정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공업체로부터 사고 연락을 받은 공무원은 출장중인 담당 A과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아 현장 지휘ㆍ통제가 늦어져 단수 안내조차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4시간 출장을 다녀오겠다던 담당 A과장은 약 1시간30분 가량만 출장지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2시간30분은 자신의 텃밭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담당 A과장은 복구를 위해 관련 공무원들이 퇴근시간 이후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후 6시께 사고 현장을 잠깐 둘러본 뒤 곧바로 자취를 감춰 행방을 찾기위해 수소문하는 소동까지 빚게 했다.

이 때문에 김윤식 시장이 사고 다음날 시 홈페이지를 통해 “단수 원인과 복구공사 진행 상황을 신속히 알려드려야 했으나, 미흡함이 있어 많은 분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며 “시민의 생업과 일상생활에 갑작스럽게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담당 A과장은 “당시 2시간여의 공백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월곶동에서 다른 부서 공무원과의 만남이 있었다”면서 “6시 이후에는 수도관 파열로 정신이 없어 전화를 못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시흥=이성남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