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m 크레인 선로 덮쳐 인천∼부천 전철 7시간 중단

퇴근길 '귀가 전쟁'·3명 부상…코레일 "17일 새벽 정상화"

 인천의 한 오피스텔 공사장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이 경인국철(서울지하철 1호선) 선로를 덮쳐 작업자 3명이 부상했다.

또 사고 여파로 인천역에서 부천역까지 상·하행선 양방향 전철 운행이 7시간가량 전면 중단돼 시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전철 운행은 이날 밤 9시30분께 양방향 1개 선로씩 재개됐고, 17일 오전 첫 차부터는 완전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소방안전본부과 경찰에 따르면 16일 오후 2시 34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과 백운역 사이 선로에 인근 공사장의 크레인 2대가 넘어졌다. 부평역에서 백운역 방향으로 500m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선로 인근 오피스텔 공사장 지하에 40m 고정식 타워용 크레인을 설치하던 중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오피스텔 공사장과 경인국철 선로 사이 2차로 도로에 정차해 있던 20m 높이의 이동식 차량 크레인과 함께 선로 방향으로 쓰러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정식 타워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차량 크레인까지 덮치고 열차 방음벽을 무너뜨리며 선로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차량 크레인 운전기사 A(45)씨와 건설회사 소속 작업자 B(54)씨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크레인이 기우뚱하자 2m 높이의 운전석에서 뛰어내리다가 좌측 팔과 다리 등을 다쳤다.

크레인 바로 밑에 있던 B씨 등 2명도 뒤따라 대피하다가 발목을 부상했다.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크레인이 넘어갈 당시 2차로 도로에 승용차 2대가 운행했지만, 한 대는 지나가고 나머지 차량은 넘어지는 크레인을 보고 정차해 화를 면했다.

사고 여파로 인천역에서 부천역 구간 상·하행선 전철 운행이 7시간가량 전면 중단돼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퇴근 시간 서울역과 강남역의 인천행 광역버스 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평소보다 더 길게 이어졌다.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시민도 뉴스에서 사고 소식을 듣고 일찌감치 광역버스 정류장으로 발길을 돌려 퇴근길을 재촉해야만 했다.

인천시는 퇴근길 혼잡을 줄이고자 경기도와 협의, 부천 시내버스 40여대의 운행을 송내역에서 부천역까지 연장했다.

또 다른 노선에서 버스 8대를 차출, 부평역에서 전철이 닿는 부천역까지 왕복 운행하고 인천시청 통근버스 4대도 같은 구간에 투입했다.

그러나 인천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의 교통대책이 신속히 전파되지 못해 시민 불편은 늦게까지 이어졌다.

코레일은 사고가 나자 100여명의 긴급 복구인력과 장비를 현장에 투입, 오후 9시 30분부터 총 4개 선로 가운데 2개 선로에서 상·하행 양방향 전철 운행을 재개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우선 복구한 2개 선로에 대해 오후 9시 18분께 시운전을 통해 열차가 운행하는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오후 9시 30분부터 평상시 열차 운행의 60% 수준으로 운행을 부분 재개했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17일 오전 4시 30분까지 복구 작업을 완전히 마쳐 경인국철 새벽 첫차부터 운행을 완전 정상화할 계획이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고정식 크레인을 설치할 때 콘크리트를 부실하게 넣은 탓에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콘크리트 타설 부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다른 원인에 의한 사고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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