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쇼핑몰 등 15곳서 공연 찾는 사람 없어 상인들 한숨 지역경제 활성화 취지 무색
“수억을 들인 공연이면 무엇합니까. 찾아오는 사람 한 명 없는데!”
이달초 평택지역서 펼쳐진 메르스 극복 음악축제 ‘뮤직런 평택’ 공연이 전시행정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 여름, 메르스로 큰 타격을 입은 평택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5억여원을 들여 공연을 열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오후 6시께 평택 신장쇼핑몰 일대는 인파가 가장 붐비는 시간대임에도 거리가 텅 빈 모습이었다. 거리 양편으로 음식점과 의류매장, 화장품매장 등이 즐비하게 늘어섰지만 손님이 없어 상인들은 거리 중앙에서 휴대전화를 만지거나 서로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저녁식사 시간대, 인근 음식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두 테이블을 제외하곤 텅빈채로 있었고 노상 음식점들은 한 명의 손님이라도 잡고자 손님몰이에 나섰지만 거리를 지나는 행인을 쉽게 찾아 볼 수 없어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평택 송탄출장소 앞 시가지 음식점들 또한 일부 패스트 푸드점을 제외하고는 손님이 없었고 쇼핑객들로 북적여야 할 길거리도 한산했다.
이곳은 모두 이달 초 경기도가 평택지역 경제 활기를 되찾아 주겠다며 메르스 극복 음악축제인 ‘뮤직런 평택’을 개최한 곳이다.
경기도와 평택시, 경기문화재단은 총 4억8천만원을 들여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평택역 앞 시가지, 송탄출장소 앞, 신장쇼핑몰 거리 등 15여곳에서 ‘뮤직런 평택’을 개최했다.
버스킹(거리공연)형태로 진행된 ‘뮤직런 평택’은 총 100여회의 공연이 열렸으며 데이브레이크, 술탄오브더디스코, 킹스턴루디스카 등 유명 인디밴드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뮤직런 평택’이 종료된 지 보름이 지난 현재, 공연이 열렸던 거리는 여전히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서울 등 수도권 전역에서 1만5천여명이 공연을 참가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상인들은 공연의 흥행도, 거리의 활성화 효과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신장쇼핑몰에서 의류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음악축제를 열었다지만 무슨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거리에 10여명의 관람객들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 지나가는 사람들이었을 뿐 타지에서 찾아왔다거나 공연만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사람은 보기 드물었다”고 토로했다.
평택 서정동 주민 B씨 역시 “가라앉은 평택시의 경기를 살리려면 인근 지역 주민들을 평택으로 오게 끔 유도하는 게 필요한데 홍보가 부족했던 건지 3일간 집안잔치만 되고 만 꼴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1만5천여명의 관람객이 공연을 봤다고 발표는 했지만 거리 공연이기 때문에 정확한 집계는 아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을 대략 모두 집계한 것”이라며 “공연 당시에는 주민들의 호응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호준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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