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3월개교 용인고림高 가보니
내년 3월 개교하는 학교 주변의 모습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공사가 한창인 학교 바로 옆에는 수만㎡ 규모의 폐공장이 흉물스럽게 자리잡고 있었고, 유리창 곳곳은 깨져 있었다. 공장의 지붕은 1급 발암물질이 석면 슬레이트로 뒤덮여 있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학교와 폐공장 사이로 왕복 2차선 도로가 개설되어야 하지만 공장 때문에 운동장 일부 면적을 축소하고 그 자리에 도로를 내야할 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지 준공일에만 맞춰 학교 신축 공사는 진행되고 있다. 바로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용인 고림고등학교 주변 모습이다.
주택건설 경기침체로 용인시의 고림지구 지구단위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고림고등학교에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22일 용인시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650-1번지에 36학급 규모의 고림고등학교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19억원을 들여 해당부지 1만3천157㎡를 매입했다.
이곳은 용인시가 지난 2008년 8월 처인구 고림동 일대 46만5천여㎡ 부지에 4천여 세대를 목표로 고림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한 곳으로, 7개 블록으로 나눠 주택건설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택건설 경기침체 등으로 7개 블록 중 현재까지 3곳만 사업계획이 승인된 뒤 학교 옆 5블록을 비롯한 잔여블록은 사업시행자가 나타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교 바로 옆 5블록에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으로 지어진 3만㎡에 가까운 폐공장이 그대로 방치,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또 폐공장 일대가 우범지대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폐공장으로 인해 학교로 차량이 진출입하도록 계획된 왕복 2차선 도로 건설에도 차질이 생겨 현재 운동장 부지를 쪼개 진입로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도시계획 수립 이후,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 추진을 희망하는 업체가 없어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학교지원과 관계자는 “지난해 고교 평준화 시행에 맞춰 학교를 하루빨리 개교하려다 보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용인시와 협의해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폐공장 운영업체 측은 해당 부지에 사업계획승인조차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장을 철거할 이유가 없다며 놔두고 있다.
용인=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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