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최근 경기둔화로 국내외 우려가 크다. 하지만, 소비는 투자와 수출부진과는 달리 중국정부의 내수확대정책에 힘입어 연11~12%대의 꾸준한 고성장세다. 지난해 기준 GDP에 대한 기여도도 51.2%로 절반을 넘어 사상 처음으로 투자(48.5%)를 앞질렀다. 시장에선 중산층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한다.
효과적인 중산층 소비촉진책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임금배증정책을 첫째로 꼽는다. 이는 2011~2020년간 근로자임금을 두 배로 올려 양극화된 중국의 소극격차를 줄이고, 중산층을 늘리겠단 정책이다. 매년 각 지방정부가 최저임금 기준을 6~7%씩 인상하고 있는 게 대표적 예다.
둘째, 의료교육양로 등 5대 사회보장보험 강화도 소비확대요인이다. 이전엔 사회보장이 부실해서 개인저축(저축률 30%)으로 질병자녀교육 등 모든 사태에 대비해야 했다. 따라서 일부 부유층 외엔 개인 돈으로 소비하긴 어려운 구조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중산층 확대와 함께 소비행태엔 어떤 변화가 있나. 최근 2009~2014년간 51개 도시, 만 명의 중산층(연소득 2.5만-21만 위안)을 대상으로 한 중국 중산층의 소비행태분석에 의하면 세 가지 변화가 특징적이라고 한다.
첫째, 백색가전자동차스마트폰 등 중산층을 특징짓는 중고가 품목의 보급률이 급상승한 점. 자전거나 구식 휴대전화의 보유비중은 25~30%로 5년 전의 약 절반으로 준 반면TV냉장고에어컨 등 백색가전과 PC는 각기 75%와 80%로 약 2.5배, 자동차는 73%로 4배나 높아졌다. 특히 스마트폰은 7배로 급상승해서 보급률 83%. 어림잡아도 소비가 매년 50%씩 증가했단 얘기다.
이는 일본 46%, 미국의 57%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또 서비스에선 레저와 의료헬스 소비증가가 뚜렷하다고 한다. 한 해 유료서비스를 1회 이상 이용한 비중을 보면 해외여행 71.8%, 영화 52%, 게임 47% 등 5년 전보다 20~30%가량 높아져 레저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둘째, 5가지 소비유형(트렌드, 프리미엄, 정보탐색, 합리적 및 보수적 소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중국 중산층은 저가면서 품질 좋은 제품을 찾는 합리적 소비와 웬만해선 소비하지 않는 보수적 소비가 각기 33%와 31%로 대세였고, 명품이나 유행을 좇는 트렌드소비비중은 12%에 불과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작년엔 중산층에서도 트렌드소비와 합리적 소비 비중이 25%, 27%일 정도로 트렌드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선 중산층의 소득증가와 스마트폰에 의한 실시간 정보교환이 트렌드소비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끝으로 지난 5년간 가장 두드러진 소비행태 변화로 소비채널의 전환을 꼽는다. 5년 전만 해도 성능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전문제품, 고가품은 백화점, 옷이나 화장품은 전문점, 식품은 슈퍼 등으로 제품에 따라 소비채널이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보급 확대와 함께 온라인 소비채널(PC+스마트폰) 활용이 급증해서 이젠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이미 가전IT 제품은 온라인소비 활용이 45%로 압도적이고, 의류패션도 22.6%로 백화점, 의류전문점의 16~17%를 뛰어넘었다. 화장품도 10%대로 백화점 8%보다 높고, 심지어 자동차도 9~10%로 차 딜러 다음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온라인 소비가 늘었을까. 전문가들은 중국 6.5억에 달하는 엄청난 인터넷인구와 알리바바 같은 전자상거래업체의 눈부신 활약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알리바바의 최대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는 전 세계 2억 개 제품이 출시돼 있고, 중국 온라인소비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중국시장의 핵심은 내수소비, 특히 중산층 소비이고, 앞으로 소득증가와 함께 제품고급화, 소비유형 다양화, 온라인채널 소비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지금껏 가격대비 고품질을 추구해온 우리로선 이젠 제품고급화에도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온라인채널 확대를 중국유통망이 취약한 벤처, 중소기업의 對中수출창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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