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다가온 이 시점이 되면 우리는 추석이라는 큰 명절을 맞이하게 된다. 한해의 노력과, 조상의 은덕을 감사하며 우리는 예를 올리게 되는데 사람에겐 누구나 있는 이 두 손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면 어떻게 정하게 될까?
간혹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방위에 대해 질문하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의 대답은 북쪽이다. 이는 초등학교에서 방위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 북쪽을 기준방위로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선조들에게도 기준방위가 북쪽이었을까? 북이라는 한자는 ‘北’이라고 쓴다. 이는 ‘사람이 서로 등지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자형의 해석은 <설문해자> (說文解字)에 “也。二人相背。”라 하여 “어긋나다는 뜻이다. 두 사람이 서로 등지고 있는 의미를 따랐다.”고 하였다. 북쪽은 등지고 있는 쪽인데, 왜 이 방위가 기준방위가 되었을까? 전통적으로 우리의 기준 방위는 남쪽이다. 설문해자>
농경을 생업으로 하였던 민족에게 남쪽이 가지는 의미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겐 전통적으로 주거의 기준으로 배산임수(背山臨水)가 최고의 명당이라고 믿고 있다. 북쪽은 등지고 남쪽에는 물이 가까이 있어야 농경에 유리하다는 삶의 경험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왼쪽과 오른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왜 남북의 문제를 다루고 기준 방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까? 여기엔 남쪽이 기준방위이고 남쪽을 바라보면 왼쪽이 동쪽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가 떠오르는 쪽이 더 중요해 지는 것이고 세상은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는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이런 손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가 <예기> (禮記) ‘내칙’(內則)편에, “凡女拜 尙右手, 凡男拜 尙左手”라고 하였다. “무릇 여자가 절을 함에 있어서는 오른손을 숭상하고, 남자는 왼손을 숭상한다.”고 한 것이다. 예기>
여기에서 숭상한다는 것은 공수하였을 때 위에 있는 손을 말하는 것으로 여자는 오른손을 남자는 왼손을 위에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손의 위치가 평상시의 손을 잡는 공수법이다.
그런데, 이러한 평사시의 공수법이 상례(喪禮)가 되어 흉사가 되면 손의 위치를 바꾸어 남자는 오른 손을 위로 하고 여자는 왼손을 하게 된다.
지금 상주의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손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충분히 표현하였다.
앞으로 조문을 가는 사람이 참조해야 할 것이다. 혹 조문이나, 차례 시 손의 위치에 대한 고민은 이제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문황운 을지대 스포츠아웃도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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