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추억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엔

아직도 두근거리는 옛사랑을 꺼내 본다

후드득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묵은 사랑은 깨어나서

우산으로 물드는 거리를 서성거린다

유리창에 서린 김을 호호 불어 가며

부정할 수 없던 사랑을 확인하고 지운다

잊지 못 할 추억을 폰 깊숙이 저장하고

오래 된 메일을 꺼내서 다시 읽어 본다

다리 밑을 흐르는 강물은

언제나 새로운 물이지만

스케치북 속의 여인은 변함 없는

흑백이어서 좋다

이제는 만날 수 없어도

늘 안부가 궁금한 옛 사랑은

지나가는 소나기처럼 불현듯 왔다가

처마 끝 낙수물이 되어 저만치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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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 출생.
<한국문인>으로 등단,
경기문학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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