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국악단 ‘아시아음악회’
이날 무대에서 도립국악단 관현악단은 올해로 2년째 전속작곡가로 활동한 김성국, 황호준의 작품 3곡씩 총 6곡을 연주했다. 두 작곡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4년 전속작곡가 지원사업 ‘오작교 프로젝트’로 도립국악단과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아시아의 전통 악기와 선율을 우리음악을 기반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물을 한 자리에서 연주한 이번 공연은 관객에게 아시아 각 나라별 특유의 전통음악을 한꺼번에 맛보는 ‘잔치’인 동시에, 두 작곡가의 ‘전장’ 같았다.
색깔은 분명히 달랐다. 악기의 매력을 한껏 부각시킨 김 작곡가의 작품이 실험적이었다면, 악기와 국악관현악의 어우러짐이 두드러진 황 작곡가의 곡들은 대중적이었다. 베트남 단보우협주곡 <소리굿>, 중국 고쟁협주곡 <바다>, 한국 경기도당굿을 위한 사물놀이협주곡 <사기> 등 김 작곡가는 사랑과 사람 등의 큰 주제를 한 폭의 그림을 그리듯 표현했다. 몽골 마두금협주곡 <초원풍정>, 통일대금협주곡 <꿈꾸는 광대>, 터키 25현가야금협주곡 <아나톨리아, 고원에 부는 바람> 등을 발표한 황 작곡가의 작품들은 익숙한 리듬과 선율을 국악관현악이 펼쳐내고 각 전통악기 특유의 음색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한국 전통대금과 북한 개량대금 저대의 장점을 반영한 통일대금은 플룻같으면서도 대금 특유의 바람소리를 자유자재로 내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몽골 마두금 협연자 테무진 푸레브쿠는 가창 예술 ‘후미(呼ㆍ1명이 지속적으로 베이스음을 내면서 다른 화음을 동시에 들려주는 독특한 가창법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돼 있음)’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연주곡은 모두 초연인 만큼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롭기도 했지만, 최상화 예술감독이 “다문화 대한민국의 새로운 한국음악을 창조하겠다”고 선언하는 의미심장한 무대였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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