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이면에 숨겨진 학습효율화 지수를 보면 하위권으로 전락한다. 학습효율화 지수란 평가결과를 학습시간으로 나눈 것으로 PISA(2006)에 따르면 OECD 30개국 중 핀란드 1위(96.6점), 일본 6위(82.6점), 한국 24위(65.4점)이다.
핀란드 학생의 주당 공부시간은 38.46시간(학교30, 개인8.46)인데 비해 한국 학생은 69.49시간(학교50, 개인19.49)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 학생들은 공부는 많이 하는데 학습효율은 매우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성인의 읽기 수준으로 25세 이상은 OECD 국가 중 중간이고, 55세 이상은 최하위권으로 ‘졸업하면 공부 끝’의 증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학습(學習, learning)과 무관하게 살아갈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평생학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습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지만, 실제 독서량은 성인의 35%가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학교는 여유롭게 생각하는 공간이 되지 못하고, 많은 학습량을 주입식으로 가르침으로써 오히려 흥미, 자기주도학습력, 창의성을 잃게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03년 주5일제 수업이 본격화되면서 교과 내용의 30%를 줄이는 ‘유도리(여유) 교육’을 시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2012년 주5일 수업제가 전면적으로 학교 현장에 도입되고, 요즘 일부 시·도에서 9시 등교가 시행되고 있지만 수업시간이나 학습량을 줄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학창시절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는 학습의욕을 잃고 ‘졸업하면 공부 끝’ 현상을 초래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 교육의 큰 문제는 여백의 미를 살릴 줄 모르는 시스템이다. 이제는 ‘더 많이’가 아니라 ‘다르게’, ‘더 효과적으로’를 통해 학습효율화 지수를 높여야 한다.
정종민 여주교육지원청 교육장성균관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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