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떠나는 ‘별여행’] “와~ 별이 쏟아진다”

의정부과학도서관 천체관측 교육 지행초 학생들 ‘별자리 여행’ 즐겨
4D영상·무중력체험 전시물도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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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에 위치한 송암천문대 위로 보이는 별의 일주 모습. 송암천문대 제공
“우와, 신기하다~”, “진짜 멋지다”. 샛노란 띠를 두른 토성을 관찰하던 아이가 연신 탄성을 지른다. 

베가성(직녀성)을 본 아이는 “쥐똥만한 것이 예쁘다~!”며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지난 3일 밤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의정부시 과학도서관 3층 천문대. 별자리 관찰교실에 참가한 지행초등학교 학생 20명은 맑고 시원한 가을밤 하늘로 별 여행을 떠났다.

갖가지 공해와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가물가물한 도시의 별들과 어찌 비교할 수 있을까. 밤하늘에 무수히 박힌 큼직큼직한 별들은 그야말로 쏟아질 듯 두 팔 벌려 아이들을 반겼다.

 

이날은 의정부 과학도서관의 가을 관측이 시작되는 날. 이달부터 말까지 가을 별자리 이야기와 함께 천체관측 교육이 진행됐다. 물론 계절에 따라, 이야기 주제가 되는 별들이 다를 뿐 연중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저녁 7시 30분 시작됐다. 첫 교육은 우주 상식. 의정부시 과학도서관 전시실 안에서 유선경 과학해설사의 설명이 시작됐다. “여러분들, 이게 뭘까요? 바로 혼천의(渾天儀)라는 도구예요. 삼국시대 후기부터 우리 선조들이 이 것을 가지고 천체의 운행과 위치를 측정했어요.

익숙한 모습이죠. 혹시 어디서 봤을까요?. 맞아요. 만 원 지폐에 그려져 있어요.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우주와 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많이 공부해야겠죠.”. “네~”. 아이들의 대답소리가 우렁차다.

 

4D 영상체험과 무중력체험 등 30여점의 전시물 관람이 끝났다. 그러나 뭐니해도 가장 설레는 것은 별을 보는 일. 전시관 관람이 끝나고 별자리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같은 건물 천체투영실로 향했다. 투영실 천장에 설치된 지름 10여m의 반구형 스크린을 통해 밤하늘의 별을 재현해주는 공간. 중앙에 설치된 특수 영사기가 형형색색의 별자리와 캐릭터를 천정에 투사한다.

 

의자에 파묻혀 저절로 올려다 본 천장엔 어느새 깊은 숲 속의 영상이 펼쳐진다. 마치 숲 속 작은 오두막 평상 위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는 기분. 그리고 어느새 하늘에선 별들이 쏟아져 내린다. 아이들의 감탄사가 이어진다. 그렇게 가을밤으로는 가상 여행은 20분간 계속됐다.

 

전체투영이 끝나고 배운 내용을 토대로 도서관 옥상에서 김수현 천체교육 선생님의 ‘별자리 찾는 법’ 교육이 이어졌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 선생님의 목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진다. “하늘 위에 알파벳 ‘W’ 모양으로 연결된 다섯 개의 별이 보이시나요? 저 별들이 바로 카시오페이아 자리 입니다.” 아이들의 눈도 김 선생님이 레이저 포인트로 지목하는 방향을 따라 별자리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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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카시오페이아 자리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사각형 모양으로 자리한 네 개의 별을 잇는다. 날개를 가졌다는 말(馬) ‘페가수스’ 자리(별자리 관측 요령 참조). 가을철 별자리인 염소자리와 물병자리, 양자리, 고래자리 등을 찾기 위한 지침이 되는 자리다.

 

실내 별자리 프로그램을 통해 가을밤 하늘의 별 지도를 배웠으면 이제는 관측동에서 실제 하늘과 그 지도를 대어보는 시간이다. 천체 관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관측동에는 303㎜ 굴절망원경과 103㎜태양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어지간한 어른 몸보다 더 큰 망원경으로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먼 거리에서 타오르는 별을 관측하는 시간. 과학이 아니라 일종의 문학이며 예술처럼 느껴진다. “밤하늘의 별도 낮의 해처럼 이동을 합니다. 사실은 지구가 자전하는 것 때문입니다. 관측하는 별이 이동하는 대로 망원경도 함께 이동하기 때문에 망원경을 붙잡고 있다간 고장이 날 수도 있어요.” 

이날 살펴본 행성은 베가성(Vega). 지구로부터 27광년 떨어진 행성이다. 우주여행을 배경으로 한 영화 <콘택트>에서 ‘앨리 애로위’(조디 포스터 分) 박사가 어린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났던 낭만적 별이다.

 

이어 지구에서 385광년 떨어진 알비레오(Albireo) 행성을 관측했다. 푸른별과 오렌지색 별 두 개로 이뤄진 이중성으로 백조자리의 부리에 해당하는 별이다. 김수현 선생님은 “하늘이 깨끗하고, 날씨가 쾌적한 가을과 겨울철은 별 관찰의 낭만을 만끽하기에 좋은 시기”라며 “날은 비록 춥지만 아이들의 교육은 물론 가족과 친구, 연인 사이의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내 별자리 프로그램이 매일 진행되는 것에 비해 실제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천체 관측 프로그램의 실시 여부는 매일 밤 기상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다보니 모처럼 시간을 내어 천문대를 찾아도 제대로 망원경 한 번 보지 못하고 떠나야 할 수도 있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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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관측 요령

▷준비물은?

별자리 지도와 붉은색 셀로판지를 씌운 손전등, 돗자리 등이 필요하다. 날씨가 추우므로 방한복, 모자, 장갑 등을 꼭 챙긴다. 

▷언제 어떤 별을 볼 수 있나? 
별과 별자리는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 땅거미가 진 오후 7~8시까지는 여름철 별자리, 오후 8시부터 밤 10시까지는 가을철 별자리. 그 이후에는 황소 및 마차부 자리의 겨울철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다. 


▷별자리 찾기는 어떻게?
북극성을 기준으로 1등성 별을 찾는 게 가장 쉽다. 가을철의 경우 ‘페가수스의 몸통(사진속 붉은 선)’을 기준으로 찾을 수 있다. 밝게 빛나는 큰 4각형 자리다. 페가수스 옆으로 안드로메다, 카시오페이아, 페르세우스가 한데 모여 있다. 

 

온도 따라 색깔 다르고 지구가 태양 주위 공전… 계절마다 자리 바뀌지요

우리는 별을 그릴때 정오각형의 꼭짓점을 대각선으로 연결한 뒤 노란색을 칠한다. 우리가 별을 생각할때 떠올리는 모양과 색이다. 실제 우리가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은 다양한 색과 둥근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색을 가지고 있을까. 또 그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별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Q 별은 어떤 색이 있을까.
A 우주 공간에 퍼져 있던 수소가 모여 수소 핵융합이 일어나고 그 결과, 뜨거운 열과 밝은 빛을 내는 공 모양의 항성을 ‘별’이라고 부른다. 별의 색은 뜨거운 열, 즉 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별은 고온이 됨에 따라 붉은색(3천300℃미만)→오렌지색(3천300~4천700℃)→노란색(4천700℃~7천200℃)→푸른색(7천200℃~1만1천℃)→하얀색(1만1천~수만℃)으로 나타난다.


Q 1등성과 2등성이란 무엇일까.
A 1등성과 2등성은 별의 밝기를 나타내는 등급이다.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코스는 밤 하늘의 별을 맨눈으로 보고 밝은 순으로 1등성, 2등성, 3등성, 4등성, 5등성, 6등성으로 등급을 매겼다. 


Q 오리온자리가 겨울에는 보이고 여름에는 보지이 않는 이유는.
A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자리는 계절마다 바뀌게 된다. 봄에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별자리는 ‘사자자리’이며 여름은 ‘백조자리’, 가을은 ‘페가수스자리’, 겨울은 ‘오리온자리’다.

모든 별자리는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매일 하루에 한 번씩 하늘에 나타난다. 단지 낮에는 태양 빛이 너무 밝아서 볼 수 없을 뿐이다.


Q 북극성은 영원이 움직이지 않는 별일까. 
A 별은 지구의 자전에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북극성은 자구 자전축의 연장순 위, 즉 바로 위 하늘에 있기 때문에 위치가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 2등성으로 밝은 편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북쪽 방향의 지표로 이용돼 왔다. 


Q 별의 형태는 영원할까.
A 자리의 모양을 이루는 항성들도 우주 안에서 움직인다. 때문에 수십만년이라는 시간동안 별자리도 형태가 조금씩 바뀐다. 


Q 별도 죽음을 맞이한다고 하던데.
A 별은 핵융합반응에 의해 만들어졌다 폭발을 일으키며 즉음을 맞이한다. 별을 구성하고 있는 수소의 질량이 큰 별일수록 짧은시간 높은 열과 빛을 내며 살다가 크게 폭발을 하며 죽고, 질량이 작은 별일수록 오래 살기는 하지만 덜 뜨겁고 빛도 덜 내며 살다가 조용히 최후를 맞게 된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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