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떠나는 ‘별여행’
페가수스·안드로메다자리 등 재미있는 전설 상상력 자극
노랫말이든, 소설이든, 시든, 사랑을 표현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는 ‘별’이다. 사랑과 추억, 영혼과 이상, 꿈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는 소설 <어린왕자>에서 “그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거야”라고 했고, 윤동주는 <별 헤는 밤>에서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를 읊었다.
윤동주가 소멸하는 가을의 언저리서 시(詩)를 남겼듯 11월의 늦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넉 달의 시간은, 우리나라 열두 달 중 가장 별을 관측하기 좋은 계절이다. 땅과 대기의 온도 차로 발생하는 산란현상으로 유난히 하늘이 맑고, 별도 반짝인다. 또 겨울철에는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1등성 15개 중 7개가 겨울의 하늘에 몰려있다.
정확한 수를 세기란 불가능 하지만, 우주에는 ‘10’을 22번 곱한 정도의 별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우리가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은 6.5등성 보다 밝은 별 정도. 대략 6천 개 정도다. 제각각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알 수 없는 숫자와 영문으로 이뤄져 있어 일일이 외기는 힘들다.
11월을 기준으로 관찰할 수 있는 별자리는 페가수스자리, 안드로메다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조랑말자리, 도마뱀자리, 페르세우스자리, 남쪽물고기자리, 고래자리, 양자리, 삼각형자리, 물고기자리 등이다.
별자리에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전설이 서려있다. 물병자리는 트로이의 왕자가 그리스의 신들에게 술을 따르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원래 술 따르는 일을 하던 청춘의 여신 헤베가 다리를 다치자 제우스가 독수리로 변장해 트로이 왕자에게 가니메데를 납치해 술 따르는 일을 시켰다고 전해진다.
제우스의 아들 페르세우스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도움으로 빛나는 방패와 하늘을 나는 구두를 얻어 메두사를 무찌른다. 이 외에도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와 전설, 상상은 밤하늘의 별 만큼이나 무수하다. 밤이 길어질수록 별들이 더 많아지는 가을밤.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별자리를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이 계절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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