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수도 인천, 미래의 전자출판을 열다] 6. 에필로그

무한 잠재력 ‘책의 수도’… 진화하는 전자책 미래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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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직원들이 전자책 전자도서관 시스템인 스마트 라이브러리를 이용하고 있다.
인천이 ‘유네스코 2015 세계 책의 수도’를 1년짜리 시한부로 만들지 않으려면 세계적인 출판콘텐츠 시장의 흐름과 인천의 지리적지역적 특성을 잘 읽어야 한다.

많은 전문가는 인천이 전자출판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인천은 국내 시장에서조차 이미 전자출판 인프라와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 서울이나 경기 등과 경쟁하기가 버거울 정도로 출판의 불모지다.

시작부터 뒤처져 있는 상황에서 무모하게 뛰어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인천이 전자출판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돌파구는 많다. 남은 것은 인천이 그 많은 돌파구 중 무엇을 선택하고 영글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다.

 

■ 전자출판의 무대를 만들다

지난 4월23일 ‘유네스코 2015 세계 책의 수도’로서 첫발을 내디딘 인천은 전자출판 환경을 구축하고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역축제를 활용해 시민들이 전자출판 콘텐츠를 접하고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 책의 수도 인천’ 개막행사에서부터 ‘대한민국 독서대전’, ‘전국 도서관대회’ 등에 ‘e-Book’ 체험관을 마련했으며, 인천전자출판협회 주관 ‘1인 전자출판’ 또는 ‘전자출판 교육’ 체험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인천시는 오는 12~14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제1회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에 집중하고 있다.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은 아동을 위한 교육, 콘텐츠, 디지털 기술, 엔터테인먼트를 망라해 다양한 교육관련 플랫폼과 정보교류의 장, 미래 교육 체험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제아동교육도서전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상하이국제아동도서전’이 유일하다. 더욱이 올해 ‘상하이국제아동도서전’은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과 비슷한 시기인 13~15일 동안 열릴 예정이다. 인천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니 당장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인천은 전자출판을 인천만의 차별화로 내세우는 전략을 택했다. 대한민국의 뛰어난 ICT 기술과 디지털 콘텐츠를 접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도서전 주제도 ‘교육의 미래를 보다’로 정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디지털북페어 코리아’와 동시 개최하는 등 규모도 키웠다.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의 주요 콘텐츠는 미래형 교육콘텐츠, IT 교육 콘텐츠, e-러닝 및 원격교육 콘텐츠, 체험형·교육용 게임·로봇 등이다. 주요 포럼에서는 교육 분야 IT 이용 현황과 향후 전망도 다룰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세계적인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조직위원회와 컨설팅을 한 결과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은 콘텐츠와 교육, 기술,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새로운 교육의 장을 만드는 것으로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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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인천정보산업진흥원 등과 연계해 박람회나 전시회, 축제 등에 ‘세계 책의 수도 인천’ e-book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 인천, 전자출판의 틈새시장을 노려라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은 인천의 전자출판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여주고 판단하는 시험무대가 될 것이다.

 

인천 전자출판의 갈림길을 살펴보면 교육과 전자출판을 접목한 ‘디지털교과서’, 전자출판 콘텐츠의 세계화를 꾀할 수 있는 다국어 전자출판 콘텐츠 개발, 전자출판과 마이스를 접목한 전시회나 박람회 등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그 중 마이스와 물류시스템에서 인천의 경쟁력을 찾고 있다.

이종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전자출판연구회 회장(경성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은 “인천은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인접해 있고, 서울·경기지역에 포진해 있는 출판업계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단행본 위주의 전자출판으로 승부를 보기보다는 콘텐츠 중심으로, 정보교류나 토론의 장이 될 수 있는 세미나, 전시회 등에서 두각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피력했다.

 

김중현 도서출판 지식노마드 대표는 “인천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문화나 근대문학 자산 등을 전자출판으로 연결하고, 전자책을 무료로 배포하면서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내는 ‘한국판 구텐베르크 프로젝트(가칭)’와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며 “전자책 유통과 활성화 기반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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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손쉽게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역이나 도서관, 병원 등 곳곳에 전자책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무엇보다 전자출판이나 디지털콘텐츠를 총망라하는 전시회나 박람회를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전자출판의 개념은 단순한 전자책의 범위에서 벗어나 디지털화된 모든 출판물을 뜻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미 디지털 신문, 디지털 잡지, 인터넷 출판물(문학, 교육출판물, 지도, 게임, 만화 포함), 디지털 음반, 데이터베이스 출판물, 모바일 출판물(벨소리, MMS, 모바일 신문, 모바일 소설, 모바일 게임 포함) 등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전자출판 업계에서도 전자책에 국한된 디지털북페어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디지털 관련 출판물을 모두 포함하는 대형 디지털 콘텐츠 박람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아동교육도서전을 시작한 인천이 이를 얼마나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 세계를 대표하는 디지털 콘텐츠 박람회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은 인천의 재정난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도서전 예산을 반영하지 못했다. 국비 확보 추이를 보고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이 일회성 행사에 그친다면 인천의 전자출판도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김미경기자

인터뷰 전자출판協 장기영 사무총장

“인천 전자출판의 글로벌화 마이스산업과 손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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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세계적인 도서전이 모두 지방도시에서 발전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전자출판협회 장기영 사무총장은 인천의 전자출판이 마이스(MICE) 산업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사무총장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나 이탈리아 볼로냐 등 마이스산업이 발전한 지역에서 도서전이 생겨나고 세계적인 도서전으로 성장했다”면서 “인천이 전자출판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려면 마이스산업이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 사무총장은 “기존 전자출판 인프라는 이미 서울과 경기, 대전, 대구, 부산·경남 등 거점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인천이 뒤늦게 전자출판 산업을 유치하려고 해도 몸집이 커진 전자출판 산업이 이동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국내에는 전자출판과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연계할 수 있는 대형 국제박람회가 없다. 항공, 항만, 마이스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는 인천이 이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출판 업계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고 긁어줄 줄 아는 안목과 정책도 필요하다. 현재 전자출판 업계의 가장 큰 숙제는 글로벌 진출이다. 국내 시장은 워낙 좁은데다 독서율(전자책 포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외국시장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찾는 것이다.


문제는 콘텐츠 번역이다. 외국 디지털 콘텐츠를 한국어로 번역해 수입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으나 국내 디지털 콘텐츠를 다국어로 번역해 수출하는 데는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전자출판 내수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수출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나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다국어로 번역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미경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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