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교육환경개선’ 응답하라!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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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은 시청하고 있으면 그 시절을 생생하게 재연해서 마치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 아련한 추억들이 따뜻하게 전해져온다. 특히 공감한 장면은 가난한 집안의 노을이가 부모님 모르게 용돈벌이를 위해서 일일찻집을 운영하다 학교 단속에 걸렸다. 결국은 아버지가 학교로 호출 당하게 되고 선생님은 노을에게 화장실 청소로 벌을 주겠다고 한다.

 

지금은 학교 화장실 청소도 용역을 주어 학생들이 그 시절처럼 만큼은 청소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학창시절 학교 화장실은 언제나 코를 막아야 할 정도의 악취가 났으며 무척 더럽고 불편했었다.

그러다 보니 학창시절의 최대 고역은 다른 당번보다도 유난히 빨리 돌아오는 듯 했던 전혀 반갑지 않은 화장실 청소였다. 선생님들도 우리의 마음을 알았는지 제일 무서운 벌의 단골손님은 언제나 화장실 청소였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화장실 문화가 위생적이고 깨끗해져서 아름다운 화장실을 앞 다투어 선정할 정도이다. 그런데 21세기인 지금도 20세기의 화장실이 여전히 남아 있는 곳은 다름 아닌 학교 화장실이다.

 

지난달 19일 전국적으로 노후된 학교의 화장실을 바꾸고 노후시설 개선 사업을 최대한 지원하도록 적극 검토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학교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생들의 안전과 위생을 위해서 학교환경개선은 반드시 필요하고 시급하다.

교육 예산은 몇 년 전부터 무상급식 예산이 계속해서 증액이 되다보니 교육환경개선이나 프로그램 개발 등의 예산편성 증액은 엄두도 못 낼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

 

필자가 남양주시의원과 교육지원 심의위원으로 예산심사 했었던 당시에 신규 사업예산이 세워지면 기존의 사업예산이 삭감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그런데 일몰(日沒)되는 예산도 거의 없었다.

 

집행부가 처음에는 단기적으로 필요한 신규 사업 예산이라고 하면서 각종 방법을 동원하고 예산 편성하여 의회에서 통과시키게 만든다. 하지만 정해진 사업기간이 만료가 되어도 또 다른 명분을 내세워 결국은 사업을 연장 하게 한다.

 

2016년 예산 심사를 위해서 국회 또는 지방의회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지역구 챙기기 또는 상반된 입장으로 충돌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지 철저하게 검토해서 불필요한 사업은 과감하게 일몰시키고 급하게 필요한 민생 예산에 우선적으로 집행되도록 해야 한다.

 

남혜경 정치학박사·前남양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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