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넘길 수 있는 것은 웃어넘길 줄 아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일 텐데.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이 키워야 하는 힘이지 않을까 싶다. 이것을 나는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른다. 회복탄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그냥 웃어버리면 다시 원위치에 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보자.
<불쌍한 남편의 일기>0월0일. 아내가 애를 보라고 해서 열심히 애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가 아내에게 머리통을 맞았다. 너무 아팠다. 0월0일. 아내가 커튼을 치라고 해서 커튼을 툭툭 계속 치고 있는데 아내가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었다.
왜 할퀴는지 모르지만 아마 사랑의 표현인가 보다. 얼굴에 생채기가 났지만 스치고 지나간 아내의 로션냄새가 참 좋았다. 0월0일. 아내가 분유를 타라고 했다. 그래서 이건 좀 힘든 부탁이긴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부탁이므로 열심히 힘을 다해서 분유통 위에 앉아 끼랴끼랴하고 열심히 탔다. 아내가 내게 걸레를 던졌다.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때 팬들이 손수건을 던지기도 한다는데.
0월0일. 아침에 일찍 회사를 가는데 아내가 문 닫고 나가라고 했다. 그래서 일단 문을 닫은 다음 나가려고 시도해 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애써도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30분 헤매고 있다가 아내에게 엉덩이를 발로 채여서 밖으로 나왔다. 역시 우리 아내는 못하는 게 없다.
이글을 보여주면 남녀가 각각 다르게 반응을 한다. 여성이라면 박수치며 웃는다. 공감 백배인 것이다. 거기다가 통쾌 상쾌 유쾌하단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이 유머가 10년 묶은 증까지 가시게 한단다. 그런데 남성은 다르게 반응한다. 나처럼 씁쓸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하단다. 나이 들어가는 것도 서러운데 아내에게 체 듣는 것이 더 서럽단다.
한낱 우스갯소리지만 이처럼 한 글을 읽고서도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정은 다른 것이다. 감정에 옳고 그름이 어디 있겠는가?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삐걱거리지 않는 감정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힘들고 약해질수록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끊임없이 감정에 휘청거릴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헨리 와이드비처는 말한다. ‘유머가 없는 사람은 스프링 없는 마차와 같다. 길 위의 모든 돌멩이들을 스칠 때마다 삐걱거린다’. 참으로 공감가는 말이다.
2015년을 잘 보내고 2016년은 활기차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은 웃어버릴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첫째 일어나자마자 웃어라. 아침에 웃는 웃음은 10첩의 보약과 같다. 둘째 한 번 웃고 또 웃어라. 지속적인 습관이 인생을 만들어 낸다. 셋째 시간을 정해 좋고 웃어라. 무릇 지킬 만한 것은 생각과 마음이다. 오늘도 행복하게 오늘도 건강하게 유머로 이겨내자.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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