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2016년에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지혜 발휘해야

새해 새아침이다. 하지만 요즘 우리 경제를 둘러싼 걱정이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는 1천200조원에 육박한 데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우리나라의 예금과 대출금리도 소폭이나마 오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담보대출 규제완화의 여파로 주택매매 가격과 전월세 가격도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수출마저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기업실적도 덩달아 위축되자 구조조정에 감량경영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제일 큰 걱정거리는 소득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점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미국 경제만 활력이 느껴질 뿐 유로지역은 여전히 재정위기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역시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기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그 성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은 성장둔화가 예상되면서 신창타이(新狀態)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전면적 구조개혁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회복 부진으로 원유와 곡물자원 등 원자재가격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원자재 수출에 의존해 온 신흥국들은 재정악화와 성장둔화를 걱정하고 있다.

 

2015년 중 우리나라 수출은 2014년에 비해 7.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둔화는 우리나라 수출 부진으로 연결되고 경제성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도 작용해왔다. 금년중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서도 수출을 획기적으로 신장시켜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은 셈이다.

 

우울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Moodys)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려(Aa3→Aa2: 21단계중 3번째) 역대 최고등급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사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수준이나 재정건전성은 OECD 회원국 중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외환보유액도 지난해 11월말기준 3천684억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로 국가부도 직전까지 몰린 후 대규모의 기업도산에 이은 대량실업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우리는 그 이후 절치부심 합심단결하여 아시아에서 가장 짧은 기간내에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 주요국 등 세계 각국이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졌을 때도 우리는 거의 1년만에 경제를 정상화시킨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부문에서 구조개혁과 과감한 혁신 및 창의적 투자 등을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정부도 선제적으로 불확실성을 제거하여 신뢰를 쌓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개별 경제주체들 즉, 가계, 기업, 정부 모두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위기극복에 필요한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새해 우리경제에 바라는 표어로 논어의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 :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 근본이 바로 선다면 길은 자연스럽게 열린다)을 권하고 싶다. 경제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근본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2016년 우리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길도 활짝 열릴 것이다.

 

정지영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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