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도시 인천] 수도권매립지 애물단지서 보물로

쓰레기더미서 희망을 꽃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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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지난해 개최한 드림파크국화축제에서 나들이객이 국화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쓰레기더미가 인천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목적으로 지난 1992년 2월 10일 문을 연 수도권매립지가 인천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6월 28일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참석한 수도권매립지정책 4자 협의체 8차 회의에서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 중 제3 매립지 1공구 103만㎡ 연장 사용에 합의, 수년째 이어진 매립기한 협상에 종지부를 찍었다. 편집자 주

 

■ 매립기한 연장, 인천에 무엇을 남겼나

수도권해안매립조정위원회(환경부 차관, 인천시 행정부시장,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사장 참여)는 지난해 10월 수도권매립지정책 개선 본격 추진에 합의했다. 이는 앞선 6월 제3 매립지 1공구 연장 사용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이다.

 

우선 현재 공유지분 상태인 환경부와 서울시의 매립면허 지분 분할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제1·2 매립장 및 기타 부지 지분이 인천시로 이양된다. 협약 체결에 따라 환경부 지분이 우선적으로 인천시로 이관되고, 서울시는 지분 무상 양도방안을 검토해 인천시로 양도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는 경인아라뱃길 조성 과정의 부지매각대금 1천25억 원 중 일부인 200억 원과 제2 외곽순환도로 편입부지매각대금 413억 원 등 613억 원을 인천시로 이관할 예정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의 인천시 이관도 추진된다. 인천시는 SL공사 이관을 위한 선결조건 이행방안을 마련해 환경부, 경기도, 서울시에 제시할 예정이다. 매립지가 들어선 서구지역 지원도 확대된다.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는 1월 1일부터 ‘반입수수료 지원금 징수 이행협약’ 체결에 따라 반입수수료 50%를 가산 징수, 인천시 특별회계로 전입한다.

 

또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교통 인프라 구축, 테마파크 조성, 매립지 이미지 전환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대체매립지 확보를 위한 실무진 구성도 추진된다.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대체매립지확보추진단 11명을 구성, 구체적 방안 마련을 위한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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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매립작업이 한창인 수도권매립지
■ 수도권매립지 정책개선, 비정상의 정상화

인천시는 지난해 말 자체적으로 구성한 공약이행 시민점검단과 함께 수도권매립지공사를 방문, 설명회를 가졌다. 시는 이 자리에서 수도권매립지 정책 공약 전환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시는 역대 시장이 매립지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면서 문제해결 본질을 외면해왔다며 정책 변화의 불가피성을 피력하고 있다.

 

여기에다 2016년 12월까지 수도권 3개 시·도의 대체매립지를 확보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도 작용했다. 인천시가 매립 종료로 야기될 수도권지역 쓰레기 대란에 대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점도 매립연장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꼽힌다.

 

인천시의 실질적 권한 상실 우려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인천시가 당초 계획대로 매립종료를 선언할 경우 서울시와 경기도의 행정소송이 불가피한데 매립지 지분을 갖지 못한 채 공유수면매립허가권한만 가진 인천시로서는 패소에 따른 매립지 영향력 상실이 우려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시가 강조하는 매립지정책 모순점은 무엇보다 매립면허권한을 갖지 못한 점이다. 드넓은 매립지 부지가 인천시 서구에 위치, 매립지 운영에 따른 환경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서구민이 감당하고 있음에도 매립면허권은 환경부와 서울시가 갖고 있어(환경부 28.7%, 서울시 71.3%) 사실상 매립주권을 상실해왔다.

 

이 때문에 매립지 연장 대가로 매립면허권 지분 이양, SL공사 관할권 이관, 주변지역 실질적 지원정책 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인천 입장에서 비정상적인 매립지 정책을 정상적으로 돌려놨다는 설명이다.

 

■ 애물단지였던 수도권매립지가 보물단지로

인천시는 최근 ‘2030년 인천시 도시기본계획’에 수도권매립지를 테마파크·복합리조트·에너지복합타운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반영했다.

 

시는 매립이 끝난 부지 515만3천여㎡에 테마파크를 조성키로 했다. 조성에는 모두 4조 5천억 원의 사업비가 예상된다. 시는 체류형 친환경 복합 테마 리조트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여기에 테마파크, 워터파크 등 인터테인먼트 시설을 유치하고 골프, 프리미엄 아울렛 등 레저 판매시설과 스파, 테마호텔 등 웰빙 휴양시설을 접목할 계획이다.

 

지난 2000년 매립이 완료된 제1 매립장 부지에는 현재 드림파크 골프장이 조성됐다. 시는 이곳에 친환경 골프리조트, 드림헬스케어타운을 조성할 방침이다. 여기에 오는 2018년 매립이 완료될 제2 매립장에는 수목원과 화훼원, 임대농장, 환경박람회장 등 환경이벤트 단지를 조성한다.

 

매립지와 아라뱃길 주변에 수도권 최대 캠핑장도 조성된다. 시와 SL공사는 최근 경인아라뱃길 남측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청라 IC 인근에 9만 2천386㎡ 규모의 캠핑장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캠핑장은 시가 서울시로부터 확보한 경인아라뱃길 부지매각대금 110억 원을 활용해 조성한다.

 

이곳은 현재 쓰레기 매립이 진행 중인 2 매립장에서 4㎞가량 떨어진 곳으로 현재는 SL공사 소유다. 양 기관은 올해 타당성 조사 및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오는 2017년 초께 캠핑장 조성을 마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를 환경과 생태, 관광과 체육이 어우러진 시민 여가공간 및 글로벌 명소로 조성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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