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길정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 사무국장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은 시대라지만, 여러사람의 따뜻한 마음의 힘은 세상을 살아가는 희망이에요”
외국인 노동자의 경각에 달린 생명을 살린 서길정씨(㈔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이하 본부) 사무국장)와 지역기관의 훈훈한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서씨는 지난해 6월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천사의집’ 소속임을 밝힌 제보자는 외국인이 생사를 오가는 절박한 상황을 구조해달라며 절절하게 호소했다.
이에 한 걸음에 현장으로 달려간 서씨는 제보상황보다 훨씬 열악한 상태의 외국인노동자 A씨의 건강상태와 생활환경에 놀랐다.
바싹 마른 몸을 이끌고 땀을 뻘뻘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A씨를 급히 힐링탑병원(구 동두천성모병원)으로 이송,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 A씨의 폐상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단결과 전염성이 강한 ‘활동성 결핵’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격리를 해야하는 A씨는 1인실에 배치됐지만, 문제는 치료비로 서씨는 본부와 연락을 취해 방안을 강구하는 데 구슬땀을 흘렸다.
김규웅 본부장을 비롯 직원들과 머리를 맞댄 서씨는 “병명도 새로웠다. 당장 치료를 시작했지만, 병원비가 막막했다”며 “본부 사람들과 상의해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지역사회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진 것도 이즈음이었다고. 외국인 근로자의 의료비를 도와주는 단체를 수소문했고, 다행히 한국이주민건강협회와 연락이 닿아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이어 3주정도 약물치료를 진행했으나, 6개월 이상의 치료가 더 필요한 상태이기에 양주시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국립마산병원으로 전원, 치료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제보를 처음 타전한 것은 ‘천사의집’이었고,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힐링탑병원’관계자들이 힘을 모은데다가 ‘한국이주민건강협회’에서 병원비를, ‘양주시보건소’에서 치료비와 통역, 차량을 지원했다. 한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이뤄낸 것.
서씨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의사전달의 어려움과 진료비부담으로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었던 외국인근로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 그리고 세상은 여전히 따뜻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안타깝게도 6개월여의 치료기간을 마치지 못한 채 현재 불법체류로 인해 강제출국 됐다.
동두천=송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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