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유기 “부모가 살해 가능성… 반복 체벌 있었다”

경찰, 1차 수사결과 발표…아버지 “목욕탕서 의식잃은 아들 한달간 방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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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희 부천 원미경찰서 형사과장이 16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원미경찰서 회의실에서 아들 시신을 훼손하고 냉동보관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A(34)씨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ㆍ유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숨진 A군(2012년 당시 7세)이 부모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집중 조사를 펼치고 있다.

 

부천원미경찰서는 1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1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의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아들이 말을 잘 듣지 않아 반복적으로 체벌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A군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A군의 아버지는 “2012년 10월께 평소 목욕을 싫어하던 아들을 씻기려고 욕실로 강제로 끌고 들어가다가 아들이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한 달간 방치해 같은 해 11월 숨졌다”고 진술했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사망한 뒤 시신을 훼손, 비닐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학교와 경찰에서 집을 찾아올 것이란 아내의 말을 듣고 시신이 발견될까봐 최근 지인의 집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어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아들을 지속적으로 체벌했고 당시 직장에서 남편의 연락을 받고 집에 가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면서 “남편의 권유로 친정에 간 사이 남편이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냉동실에 보관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딸의 육아 문제를 걱정해서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날 오후 A군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폭행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로 A군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것”이라며 “부모 모두 살인 혐의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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