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중국 경제 불안과 한국의 대응

김광석.jpg
중국경제가 심상치 않다. 한때 13%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던 중국이 6%대의 성장률로 성장속도가 둔화되었다. 쑥쑥 자라던 아이가 이제 어른이 다 되어가는지 좀처럼 키가 잘 자라지 않는 모습이다. 

IMF는 2016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6.3%로 전망하고 있고, 해외 투자은행들은 심지어 5%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속도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세계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성장의 주된 배경에는 ‘굴뚝경제’가 있다. 즉, 원자재와 부품을 수입해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제조하고, 이를 다시 수출하는 가공무역의 형태인 것이다. 값싼 그리고 풍부한 노동력이 굴뚝경제식 성장의 배경이 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인건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굴뚝경제의 경쟁력을 잃게 되었다.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은 2000년 48.5%에서 2014년 32.7%로 축소되었다. 세계의 공장이 되어왔던 중국은 다른 신흥국으로 점차 공장을 빼앗기고 있다. 

인건비가 더 저렴한 베트남, 미얀마 등으로 공장이 이동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등의 선진국들은 제조업을 본국으로 회귀시키는 전략을 통해 자국 내 고용창출 및 경제성장을 진흥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굴뚝경제는 점차 쇠퇴되고 있다. 제2의 부흥 없이는 성장할 수 없는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지고 만 것이다.

 

2014년 시진핑 국가주석은 ‘신창타이(new normal)’를 주창했다. 고속 성장기를 마감하고 중속 성장기로 전환됨에 따라 경제구조를 개혁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과잉설비와 과잉생산이 있다.

그동안 매출액이 매년 급증하는 기업들은 부채에 의존해 설비투자를 늘렸지만, 세계경제둔화로 인해 수요가 위축되다 보니 유휴설비가 많아지는 과잉설비 현상이 나타났다. 신창타이의 주요골자 중 하나는 경제구조를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즉, 소비와 투자를 확대해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더욱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도약을 통해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자 한다. 인건비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하이테크 제조 및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국 경제 불안은 한국 경제에 커다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총 수출의 25.7%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13.2%, 일본 4.9%, EU 8.9%, ASEAN 14.4%에 비교하면 우리나라 수출이 얼마나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중국 경제 불안은 고스란히 우리나라의 수출 침체에 영향을 주어 경제회복을 더디게 만들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출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신시장 개척을 지원하여 중국 이외의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출대상국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중국의 부상하는 소비에 부응하기 위한 소비재 수출 진흥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겠고, 중간재 수출의 경우 범용 중간재에서 고부가·고기술 중간재 중심의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는 한국의 산업구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중국의 산업구조가 고도화 되면서 한국의 주력산업에도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축소되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주력산업들은 점차 잠식되고 있다.

1980년대 운동화, 의류 등의 경공업이 주력산업이었지만 2000년대 중공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2020년대를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중국이 구조개혁하고 있듯, 우리나라는 ‘중국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변화하면 기회가 되고, 안주하면 위협이 될 수 있다.

 

김광석 삼정KPM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