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 “3대 무상복지는 시민과의 약속… 부당한 강압에 맞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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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명 성남시장이 청년배당과 무상교복사업, 공공산후조리지원사업 등 이른바 ‘성남시 3대 무상복지사업’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갈등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달변가다. 변호사 겸 시민운동가 출신답게 그의 말은 정확하고 거침이 없다.

 

거기에 임팩트도 좋다. 어떤 내용이든, 대상이 누구든 비판에 성역이 없다. 그러다 보니 언론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눈과 귀가 이재명 시장의 입을 향하고 있다.

 

 최근 이 시장은 박근혜 정부를 향해, 경기지사를 향해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거부(reject, 리젝트)’의 표현도 서슴없다. 이재명 시장의 “하고 싶지 않습니다”는 미국 르네상스 시기의 대표적 작가로 꼽히는 허먼 멜빌의 대표 소설 ‘필경사 바틀비’에서 주인공 바틀비가 했던 말과 같다.

 

 비록 ‘수동적인 저항’이지만 자본주의 위계질서 및 비인간적인 사회구조에 대한 저항이자 반항을 담은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는 바틀비의 명대사는 독자에게 어떤 통쾌함을 선사해준다. 이 시장은 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선 하지 않겠다고 적극적으로 저항한다.

또 이유없이 포기를 강요하면 싸우고 투쟁한다. ‘싸움닭’, ‘불독’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인 그가 21세기 ‘한국의 바틀비’로 꼽히는 이유다. 지난해부터 청년배당과 무상교복사업, 공공산후조리지원사업 등 이른바 ‘성남시 3대 무상복지사업’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 시장은 복지사업을 가로막는 중앙정부를 상대로 법적투쟁에 나섰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복지방해는 명백히 위헌적이며, 위법적인 결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공약은 지키라고 있는 것을 잘 보여준 ‘성남시 3대 복지사업’에 대해 이 시장은 지난 1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와 2차 전쟁을 하겠다”고 선포했다.

■ 올해 청년배당·무상교복·산후조리 ‘3대 무상복지’ 전면시행

 성남시는 지난 4일 청년배당ㆍ무상교복ㆍ산후조리 이른바 ‘성남시 3대 무상복지사업’을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복지부의 부당한 불수용처분과 대통령의 위법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지만, 그 결과를 기다리기엔 너무 시간이 없다”며 “어떤 것이 100만 성남시민의 이익, 성남시의 지방자치 그리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하는 것인가를 고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 패널티에 대비해 재정 패널티가 있는 2019년까지는 절반을 시행하고 절반은 재판결과에 따라 패널티에 충당하거나 수혜자에게 지급하며, 재정 패널티가 없어지는 2020년부터는 100% 온전히 시행한다”고 밝혔다.

‘3대 무상복지’ 전면시행 발표 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재명 시장을 겨냥해 “얼마 가지 않아 결국 부도가 나게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대국민담회 및 기자회견에서 “지자체들이 감당할 수도 없는 선심성 사업을 마구잡이로 하게 되면 결국은 국가적인 재정부담으로 오게 되는 것이다.

 

 왜 중앙정부가 훼방 놓느냐는 것인데 이렇게 매도하는 것, 그 자체가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맹공격에도 이 시장은 당당하다. 나쁜 짓 안하고 마련한 자체 재원으로 공약 실천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교부금 ‘불교부’ 단체로서 2019년까지만 한시적으로 ‘분권교부세’를 받고 있으며 2016년 교부금은 87억 원이다. 따라서 교부금 삭감은 2019년까지 연 87억 원 정도가 최대한도다.

 

 ‘불교부’ 단체라 정부로부터 재정ㆍ행정적인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인데 정부는 국세징수, 인구조사, 선거 등 지자체에 일 시키고 돈 안주며 협박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국가위임사무 거부를 검토 중이다.

 

 정부와 2차 전쟁을 하겠다. 정부가 지자체를 탄압하고 폄훼하고 분권교부세까지 안 준다고 하면 우리도 국가가 맡기고 있는 일을 거부할 수 있다.” 이 시장은 ‘국가위임사무 거부’라는 비장의 카드를 통해 지방자치단체도 엄연한 독립된 기관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정부와 ‘맞짱’을 뜨는 이재명 시장을 현정부가 좋아할 리 만무하다. 눈엣가시처럼 여겨질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되레 정부가 못하면서 성남이 하는 것을 반대하는 정부 덕에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고 했다.

“그들(정부)은 이재명 개인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정치는 계산으로 하는 것이지 감정으로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 프로들이다. 이재명이를 무력으로 짓누르는 것은 정부의 부정부패, 예산낭비 등의 정치적 손실 즉 현정부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예산낭비하고 세금 엉터리로 관리하면서 하지 못하는 것을 성남시는 빚 청산하고 예산 아껴서 무상복지 공약을 지켜 비교가 되는 것이다.”

■ ‘3대 무상복지’…지역화폐 지급 등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창출

이 시장은 ‘3대 무상복지사업’은 포퓰리즘이 아니라, 성남시가 그동안 해왔던 복지사업의 연장선상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성남시는 공공근로사업과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 외에도 신규 사업인 성남형일자리사업(16억)과 넥스트희망일자리사업(1억5천)을 추진하고 노인일자리사업은(111억) 더욱 확대해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올해도 200억 규모의 ‘성남형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과 사교육비 부담없는 교육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3대 무상복지’의 수혜를 받는 중학생, 임산부, 청년은 특정계층이 아니라 그동안 성남시 복지사업에서 후순위에 있던 누락된 계층이었다는 게 이 시장의 생각이다.

 

“성남시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부정부패, 예산낭비, 세금탈루를 막아 공공성을 확대하는 3+1 정책을 시행해 왔고, 알뜰살림으로 노인복지와 출산보육교육 지원 등에 수백억 원의 자체 복지정책을 발굴·시행해 ‘이사 오고 싶은 성남시’로 변모해 왔다.

성남시가 기존에 해왔던 복지정책을 좀 더 디테일하게 확대하겠다는 게 3대 무상복지인데 일부에선 특정계층만 혜택을 준다고 오해하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지방정부를 막는 정부를 야단쳐야지 왜 나를 야단치는지 모르겠다.”

 

청년배당과 산후조리지원은 예산 169억 원 전액이 지역화폐로 지급되고, 무상교복은 성남시 관내 협동조합이 생산ㆍ공급함으로써 성남시 3대 복지정책은 복지확대는 물론,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특히 골목상권과 재래시장 살리기에 큰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 이재명 시장은 거듭 강조했다.

 

■ 대권도전? “변방 사또가 한양 왕권 언급하는 게 웃긴 이야기”

‘3대 무상복지’는 이재명 시장을 ‘전국구 정치인’으로 만들었다. ‘대한민국이 못해도 성남은 합니다.’ 이재명 시장을 대표하는 도발적 캐치프레이즈다. 

‘잘하기 경쟁’을 하면서 유명해진 성남시장의 지지율 상승은 ‘파죽지세’다. 이 시장은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 ‘대권잠룡’ 후보군에 첫 이름을 올렸다.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그가 유일하다.

 

“2~3%의 대권 지지율은 아직 미미하다. 대선 후보군 언급은 영광이지만 아직 시기상조다, 변방 사또가 한양의 왕권 도전을 언급하는 게 웃긴 이야기다. 결국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에는 오직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이다.

대선은 내가 하겠다고 하면 안되고 안하겠다고 하면 잘 되는 측면이 있다. 아예 안하겠다는 것 아니다. 국민들이 길을 만들어주면 그 길로 가고, 길이 없으면 다른 길을 가면 된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탈당 행렬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정치적 변화에 대해 예상외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분당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분당도 정치적 자유다. 안정적 3당체제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양당체제는 국민들에게 ‘모 아니면 도’를 강요한다. 또 양당은 상대를 못하게 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반면 3당체제는 선택의 여지가 있어 사람과 정책 중심으로 판단하게 된다.

3당체제는 새로운 기회다. 단, 주의할 점은 좋은 사람과 좋은 정책 찾기에 집중해야 하고 상대를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새정치 이름으로 구태정치를 하면 안된다. 구태정치는 구인물이다. 구인물은 새정치 이름의 헌정치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야당은 현재 무기력할 수 있다. 허나, 성남시장 이재명은 무기력하지 않다.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용감하다. “시민 여러분께 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부당한 강압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게 이 시장의 철학이다. 

그는 ‘손쉬운 삶이 최상의 삶’이라는 모토로 평화스럽고 안정된 삶을 추구하기 위해 정치적 ‘쇼(Show)’를 하지 않는다. 

그저 일종의 계약인 공약 실천을 위해, 부당한 것에 대해 ‘거부’하고 싸우는 것뿐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국민, 안 하는 편을 택하겠다”라는 자조도 절로 나온다. 그런 가운데 ‘21세기 바틀비’, ‘사이다(톡 쏘는 지적을 일컬음)’로 통하는 이재명 시장이 더 빛나는 이유다. 

대담=문민석 부장

정리=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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