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금융상품 인한 소비자피해 막을수 없는 이유

금융사 위주 운영… 피해구제 어려워 
고객에 책임전가 문제점 인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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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계 증시하락 여파로 투자상품, 흔히 펀드, ELS 등으로 불려지는 상품의 가입자들이 손해가 커지고 있다. 중국증시의 폭락으로 홍콩H지수 연계된 국내 가입자들의 피해는 또 다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전망이 다소 엇갈리지만, 현실적으로 큰 손실을 경험하는 투자자들이 상당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왜 소비자들의 금융피해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큰 피해가 발생 후에는 면피성 대책이 반복되고 피해도 반복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홍콩H지수 하락에 따른 피해자의 하소연을 보면, 현재 증권사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피해자는 원금 위험이 있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누누히 말하며 원금 보장형 ELS를 안내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원금보장형 보다는 자신의 회사 상품을 권하며 절대 안전하다 절대 안전하다고, 원금을 까먹는 일은 없다고 설득을 하며 권유시킨 상품이 홍콩H지수 S&P500 지수 상품이었고 9개월이 지난 현재는 50%이상이 손실을 보고 해지를 신청했다 한다.

 

절대 안전만 강조하며 고객을 농락한 증권사 PB에게 책임을 묻는 방법의 민원을 제기 하였다. 이런 피해자는 부지기수라고 보인다.

 

투자상품 가입시, 고객의 투자등급이 나오면 해당 등급과 동일하거나 낮은 투자등급의 상품만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방법으로 금융사는 얼마든지 위험상품을 권유할 수 있어 판매시 고객의 투자등급보다 높은 투자상품을 권해도 법적인 책임을 면하고 있다. 투자성향을 판단하는 설문이 길어야 15항목을 넘지 않고, 항목 내 선택번호에 따른 변별력이 커 1~2개 문항만 다른 선택을 해도 투자등급이 달라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본인의 정보를 제대로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실제 현장에서는 고객이 가입하고 싶은 상품의 투자위험에 맞춰 문항별 선택번호를 직원이 알려줘 고객의 투자성향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금융소비자들은 잊을 만 하면 나타나는 대규모 금융피해가 주기적으로 금융상품만 다르게 반복하여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금융환경이 피해에 대한 판단을 지나치게 금융사 위주로 유리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는 이유다. 얼마 전까지는 이자는 많이 준다고 사기적 판매를 하더니 최근에는 위험한 상품을 위험하지 않다거나 위험하지 않은 것처럼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제재나 처벌이 없다거나 보상을 받기 어렵다. 금융사들은 법을 들이대며, 법으로 문제가 없다는 대응만 일 삼고 고객에게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권유하고 판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증권업계는 1990년대초부터 증권투자손실에 대한 고객 불만이 많이 존재해 오면서 대내적으로 법률적인 보호막을 많이 만들어 소비자가 피해구제를 받기가 매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투자상품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고객중심이 아닌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를 위한 면피성 제도가 원인이고 사법부의 판단도 한 몫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모든 책임은 고객에게 있다고 큰 소리 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오늘이라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소비자, 금융사, 금융당국이 나서야 할 시점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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