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광명 민자고속도로 공사장 보행로에 건축자재·폐기물 방치
길 잃은 주민·등산객 안전 위협 시공사 “막바지 공사 피해 최소화”
2일 수도권서부고속도로(주) 등에 따르면 오는 4월 개통을 목표로 한 수원-광명 간 민자고속도로 조성공사(1~6공구)가 진행 중이다. 이 중 1공구의 경우 시공사 고려개발(주)이 화성시 수영리부터 수원시 금곡동까지 총 5.42km 길이의 4차로와 지하차도 1개소(3.125km), 교량 8개소(1.047km) 등을 조성 중에 있다.
하지만 해당 1공구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가 마무리 공사에 속도를 올리면서 일대 보행로, 차도 등을 누더기로 만들어 보행자와 운전자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찾은 수원 호매실동 왕복 6차도로 인근은 지하차도 조성 공사장 주변으로 공사에 쓰고 남은 폐 콘크리트, 폐 철근 등 건설폐기물들이 여기저기 방치돼 쌓여 있었다. 해당도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된 호매실·금곡동 주민들의 주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또 한쪽 보행로는 통행로가 제대로 없어 시민들이 보행에 불편을 겪는데다, 길 건너편에는 대규모 토사 더미들이 가림망도 없이 쌓여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특히 이곳은 지역 명산인 칠보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탓에 인근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만 보행로까지 심하게 훼손돼 있었고, 그 주변은 공사자재들이 널브러진 채 쌓여있었다. 이 때문에 등산복 차림의 주민들은 공사 자재를 피해 지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앞선 1일 밤 9시께 이곳 주변 현장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퇴근하고 집으로 향하는 주민들의 차량 수십대가 줄지어 지나가고 있었지만 공사장임을 나타내는 안전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 주변은 제대로 된 가로등도 마련돼 있지 않아 주변이 칠흑같이 어두웠다. 이 때문에 몇몇 차량 운전자들은 어둠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방치된 건설자재에 놀라 급정거하는 아찔한 장면도 보였다.
지역 주민 J씨(62·여)는 “해당 지점은 주민들이 등산을 위해 자주 이용하는 길인데 주변 관리가 전혀 안되는 탓에 일대가 위험천만한 공사판이 돼버렸다”며 “이렇게 방치된 지가 1년은 족히 넘었지만, 시나 공사장 관계자들은 이를 해결하기는커녕 방치만 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시행·시공사인 수도권서부고속도로와 고려개발 관계자는 “공사가 막바지로 진행되는 탓에 마무리를 위해 주변 관리가 제대로 안 된 것 같다”며 “문제의 현장을 확인한 후 주민들의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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