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D대학 배드민턴부 5년 만에 해체수순

재정난에 신입생도 안뽑아 잇단 존치요구 목소리 ‘내홍’

포천의 한 대학이 올해 배드민턴부 학생들을 뽑지 않은 채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지역 체육계와 학부모들이 존치를 요구하고 전임 감독 역시 일정기간 유임을 바라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2일 D대학에 따르면 대학은 지난 2011년에 배드민턴부를 창단했다. 이후 스포츠학과 A교수를 거쳐 전문적인 훈련을 위해 B씨를 코치로 영입, 학생 스카웃까지 맡기면서 감독으로 승진시켜 활성화를 도모했다.

B감독 체제 이후 배드민턴부는 지난해부터 국가 상비군을 배출하고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대학측은 올해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창단 5년만에 배드민턴부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로 계약이 만료된 B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금년부터 학생들도 뽑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경기도 체육회 및 지역 체육관계자와 학부모들은 ‘해체를 재고해 달라’고 대학측에 요구하고 있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D대학의 배드민턴부가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지역 이미지 제고에 상당한 기여를 해 왔는데 갑자기 해체한다고 하니 아쉬움이 크다”며 “학교 재정이 어렵다는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지역민과 함께한다는 큰 차원에서 재고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 전 감독은 “내가 스카우트한 학생들을 제자리로 돌려 보내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해 학교측에 무보수라도 좋으니 시간을 달라고 한시적 재임을 요구했지만, 대학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대학측이 새로운 코치를 찾고 있는 것을 보면 해체 수순을 밟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학측은 ‘현재 뽑은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만 유지하겠다’며 해체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교 일각에서는 A교수와 B 전 감독 간의 갈등도 배드민턴부 해체에 영향을 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익명의 한 대학 관계자는 “배드민턴부 해체는 A교수와 B 전 감독의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면서도 “대의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B 전 감독은 지난달 6일 자신을 음해했다며 A교수를 명예훼손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고 A교수는 “별것 아니다”며 취재를 거절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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